"이 좋은 음식을 버리자니..."
"이 좋은 음식을 버리자니..."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5.11.2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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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한정식 인기 폭발, 버려지는 양도 많아
관광객들, "셀프 잔반용기 도입 필요"

지난 13일 강진의 어느 한정식당. 지인들과 함께 서울에서 내려온 한 향우가 대뜸 "강진의 인심은 후한데 서울사람들은 속이 좁은가보다"라며 말하고는 상 자리에 함께 있던 지인들을 바라봤다. 의외로 많이 남은 잔반에 대한 핀잔이었다.

두 상 가득히 늘어선 접시와 그릇 위로는 생선 서너 마리와 새우 여섯 마리, 떡과 과일 몇 점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풍성한 속살을 자랑하는 간장게장은 고작 다리 한 쪽 사라진 게 전부였고 샐러드와 몇몇 나물반찬은 젓가락질의 흔적조차 보이질 않았다.

이를 본 사람들은 먹자니 그렇고 버리자니 아깝다는 표정만이 역력했다. 그렇다고 잔반포장을 부탁하기에는 종업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었다. 비닐봉지나 호일 등으로 급히 포장하는 것도 무리가 따랐다.

한 향우는 "손님들이 쉽게 접할 수 곳에 셀프 잔반용기를 비치해 놓는 것도 이러한 고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며 "손님은 종업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업주는 행여 포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손을 줄일 수 있는데다 음식물쓰레기마저 줄일 수 있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의견을 전했다. '음식 싸가기'운동을 자연스레 유도하고 이를 강진한정식만의 특색 있는 음식문화로 발전시켜보자는 얘기다.

이처럼 최근 강진관광객 증가로 강진한정식을 맛 보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이런저런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잔반처리에 대한 전략적 상품개발의 목소리다.

성인 4명이 배불리 먹었어도 생선과 새우, 과일, 떡 몇 점이 그대로 남아있다. 샐러드는 아예 손도 대지 않았고 게장도 거의 그대로다. 모두가 버려지는 것들이다.

한 한정식당 관계자는 "어린자녀를 둔 가족단위 손님들 가운데는 비싼 음식 값을 이유로 잔반포장을 주문하는 경우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바쁜 시간이고 일손이 부족하면 포장에 난색을 표하게 되는데다 망설이다 싸준 반찬 또한 비닐봉지나 호일 등으로 급히 포장하게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일부 한정식당은 회나 생고기 등 생물의 경우 변질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잔반포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강진한정식당 시장규모는 강진을 찾는 관광객의 증가로 작년보다 세 배 가까이 이용객이 급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먹는 사람이 증가한 만큼 준비되는 음식양은 많아지고 그만큼 버려지는 음식쓰레기 또한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정식당 관계자는 "잔반처리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책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는 것도 필요한 문제"라는 입장을 전했다.

일부 관광객 사이에서는 강진한정식당이 독특한 별미나 음식스토리텔링을 접목해 한정식문화의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강진특산품인 토하젓을 적절히 활용해 보는 일이다.

예를 들면 소량의 토하젓을  밥 위에 미리 올려놓아 손님들에게 전달하면서 관심을 유도해보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손님들은 궁금증을 느끼게 될 것이고 업주나 종업원들은 토하젓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든가 소화 작용 등의 그 효능을 자연스레 소개하면서 강진한정식의 맛과 멋을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향우는 "강진한정식을 맛보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청취와 아이디어 수렴으로 특색 있는 강진의 음식문화를 개발하고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손님들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는 '소통박스'를 설치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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