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선선생 하피첩은 '엄청 비쌌다'
다선선생 하피첩은 '엄청 비쌌다'
  • 김철 기자
  • 승인 2015.09.18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옥션 경매에서 7억5천만원 낙찰
군, 하피첩 복제본 11월 전시 예정

한차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다산선생의 하피첩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지난 14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스페이스에서 열린 고서 경매 '책의 기운 글자의 향기'에서 보물 하피첩은 7억5천만원에 국립민속박물관에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예상 가격이었던 3억5천만원 두배를 뛰어넘는 가격으로 역시 다산선생 유물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다산선생의 하피첩이 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에 다산기념관에서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8일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실학박물관의 동향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했다. 다산선생의 고향인 남양주에 위치한 실학박물관에서는 하피첩 소식에 자신들에게 양보해달라는 표현을 했다고 한다. 실학박물관에 하피첩을 갖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산기념관도 하피첩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산선생의 대표적인 책자로 보물로 지정된 대표적인 유물이다. 군에서는 예비비를 투입해 경매에 참가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경매가 열린 14일 서울옥션에서는 하나의 희소식이 있었다. 보물18점은 공공성이 강해서 개인의 참가자격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옥션에서는 총 91건이 경매에 나서고 이중 보물 18건이 포함돼 있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다산기념관에서도 개인 참가자들이 배제된 상태여서 혹시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시작된 경매는 2분여만에 끝나버렸다. 28번째로 경매가 시작된 하피첩은 처음 2억5천만원에 시작해 5천만원씩 호가가 계속 올라갔고 순식간에 5억원을 돌파했다. 경쟁상대였던 실학박물관이 7억원을 고민했고 최종 329번이 7억5천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나중에 329번이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알려졌다.

강진군은 하피첩이 경매에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다방면으로 구입 방안을 검토한 결과 예비비를 투입하여 경매에 직접 참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경매 당일 실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등과 경합했지만, 경매 최고 예상가보다 상회하는 금액에 응찰한 국립민속박물관에 최종 낙찰되고 말았다.

지난 2007년 고물상 고서박스에서 주웠던 책자하나가 KBS 진품명품 프로그램에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책자는 바로 다산선생의 하피첩이었다. 당시 감정가격은 1억원이었다. 하피첩은 다산 정약용이 1810년 가을 강진 유배시절, 부인 홍씨가 시집 올 때 입었던 치마를 부쳐오자 치마를 재단해 만든 서첩이다.

두 아들에게 교훈이 될 만한 구절을 직접 쓴 것으로 가족을 생각하는 다산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이다. 특히 '하피첩'의 첫 문구는'余在耽津謫中(내가 강진 유배중에)'로 시작해 강진과 뗄 수 없는 유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행히 다산기념관은 1천여만원의 예산으로 그동안 하피첩 복제를 추진했다. 지난 8월 문화재청의 최종 허가를 받고 현재 복제 작업이 한창으로 오는 11월 전시가 가능할 예정이다.

하지만 다산선생을 기념하는 대표하는 다산기념관에 어울릴 보물을 놓친 것은 아쉬움이다. 현재 다산기념관에는 다산 친필유물이 23점 보관돼 있고 후손과 제자 등 총 284점의 유물이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경매과정을 통해 다산과 후손, 제자 등의 고문서가 경매에 나올 때 옥션측과 서로 정보를 교류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다산선생의 유물에 관심을 가지고 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