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골문자(甲骨文字)는 중국 고대 문자로서 거북이의 배딱지(龜甲)와 짐승의 견갑골(獸骨)에 새겨진 상형문자를 말한다. 거북이 배딱지(腹甲)를 나타내는 갑(甲)자와 짐승의 견갑골을 표현한 골(骨)자를 합하여 갑골문(甲骨文)이라고 말한다. 발견된 지역의 명칭을 따라 은허 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갑골문자는 상형문자이고 한자의 초기 문자 형태에 해당한다. 한자의 원류를 알 수 있는 갑골문자를 통해 한자에 대한 기본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思 考 (사고)
생각 사(思)
생각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처음 고대인들은 심장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 심(心)'을 심장을 보고 만들었다. 그러나 인지발달(認知發達)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마음이 머리에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생각 사(思)'는 이 같은 인식의 변화를 증명해주는 글자이다. 思(사)는 숨골이 연한 '어린아이의 머리'를 상형한 '머리 신(囟)'과 '마음 심(心)'을 합한 글자로 기원전 2세기경에 처음 등장한다. 이 시기는 진시황이 중원통일이라는 대업을 완성한 후 書同文(서동문), 즉 문자도 함께 통일하던 때였다. 思(사)는 心(심)보다 무려 1,000년 후에 만들어진 글자인 것이다. 心(심)과 思(사)를 통해 인류의 마음이 심장에서 머리까지 가는데 천년의 시간이 걸렸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심사(心思)가 뒤틀리면 원상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
생각할 고(考)
家 族 (가족)
집 가(家)
'집 가(家)'는 집안에 돼지(豕)가 들어있다. '돼지 시(豕)'에 '육달월(月)'을 더하면 '돼지 돈(豚)'자가 된다. 인류가 야생동물을 길들여 집안에서 기르기 시작 한 때는 대략 1만 년 전 신석기부터라고 한다. 개(犬)가 가장 먼저였고 그 다음이 소(牛)와 돼지(豕)라고 한다. 최초로 집(家)이라는 글자를 만들 때, 개나 소를 제쳐두고 하필 돼지를 주인공으로 발탁했을까? 돼지는 다른 동물에 비해 한 번에 많은 새끼를 낳는다. 병에도 강하고 잡식성이다. 돼지의 입장에서 보면 먹을 것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셈이다. 이렇듯 돼지는 고대인들이 염원했던 다산(多産)과 건강(健康)과 풍요(豊饒)를 두루 갖춘 상징물이 되기에 충분했다. 더 나아가 돼지는 땅을 비옥하게 하고, 훌륭한 단백질 보급원이 되었다. 이쯤 되면 돼지가 주인공이 될 만한 이유로서 충분하지 않을까. 예부터 사람과 돼지는 궁합이 잘 맞는 선순환 구조였던 것이다.
겨레 족(族) 나그네 여/려(旅)
며칠 전 모 일간지에서 봤다. 중국에는 지금 저두족(低頭族)부모들 때문에 자녀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기사였다. 저두족(低頭族)은 스마트폰 보느라 머리 숙인 부모들을 일컫는 말이다.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 대화가 없다 보니 자녀들은 애정결핍에 시달리고 심하면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였다. 중국만의 이야기로 넘길 일이 아닌 것 같다.
刑 罰 (형벌)
형벌 형(刑)
'형벌 형(刑)'의 갑골문을 보면 감옥(井)안에 사람을 가둔 모습이다. 자세히 보면 사람을 형틀에 매달아 놓은 것 같다. 지금에 비해,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았을 고대사회에서 감옥안의 죄인들이 겪었을 고초의 일단을 보는 것 같다. 금문에 와서야 죄 없는 사람은 감옥과 무관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일까. 사람(人)을 감옥 밖으로 빼냈다. 그 후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 인(人)'이 '칼 도(刂)'로 변하여 오늘날의 형(刑)자가 된 것이다. 갑골문을 최초로 만들어 사용했던 상나라(도읍을 은으로 옮긴 후 은나라로 불리게 된다)의 554년(B.C.1600 ~ B.C.1046)은 이웃국가나 다른 부족들과의 피로 얼룩진 전쟁의 역사였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많은 포로들을 잡아왔다. 이들의 준동(蠢動)을 막으려면 단번에 기를 꺽는 잔인한 형벌이 필요했을 것이다. 대부분 몸의 일부분을 베어내고 잘라내고 찌르는 형(刑)을 가했다.
벌할 벌(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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