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세 시간은 기본...의원 진료대기 해결책 없나
두 세 시간은 기본...의원 진료대기 해결책 없나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5.03.27 18: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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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들 "무조건 기다려라"서비스는 '뒷전'

주민들 "최소한 진료대기 판이라도 갖춰야"

주민 A모(60·강진읍)씨는 지난 20일 강진버스터미널 1층에 위치한 한 의원을 찾았다. 며칠 전부터 계속된 설사와 복통 때문이었다.
 
의원은 이른 시간임에도 대기환자들로 넘쳐났다. 얼핏 보니 20명은 족히 돼 보였다. 어쨌든 진료를 받기 위해 접수는 해야 했다. 시계는 오전 7시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여느 환자와 마찬가지로 지루한 기다림의 시작이었다.
 
시계바늘이 9시를 넘어서자 A씨는 자신의 순번을 한 차례 물었다. "조금 더 기다려야한다"는 간호사의 답변만이 짧게 돌아왔다. 몇 명이나 더 기다려야하냐는 물음에는 "아직 멀었어요"라는 의미 없는 말로 대꾸했다. A씨의 기다림은 그렇게 또다시 이어졌고 의원을 찾는 환자들의 발길은 그 사이에도 계속됐다. 
 
어느덧 시계는 10시20분을 알렸다. 세 시간 가까운 기다림에 지칠 대로 지친 A씨는 또 다시 진료순번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말투에 다소 짜증이 묻어났다. 분명 자신보다 늦게 들어온 환자가 먼저 진료를 받는 게 이상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해 못할 질서'였다.
 
그러나 간호사는 "우리 의원에서 두 세 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라며 또다시 기다리라는 식의 말뿐이었다. 진료순번을 구체적으로 묻자 이번에는 "조금 만요"라며 애매모호한 반응만 보였다. 더 이상의 설명도 없었다. 참다못한 A씨는 결국 진료받기를 포기했고 인근 다른 병원으로 발길을 돌려야만했다. 
 
A씨는 "이렇다 할 이유나 순번은 얘기해주지 않고 무조건 '기다려라', '멀었다'라는 식의 대응은 환자에 대한 기본적 배려마저 철저하게 무시한 태도 아닌가"라며 "좁디좁은 공간에서 두 세 시간씩 기다려야하는 관행도 이제는 개선돼야 할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당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많다보면 대기시간은 두 세 시간까지 길어지기 마련"이라면서 "사전예약제나 순번 바꾸기 등의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주민 B모(48·강진읍)씨는 지난달 또 다른 의원을 찾았다가 두 시간이 넘는 기다림을 겪어야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토로했다. 치료를 받을 사람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B씨의 아들이었다. 늘 그랬듯이 순번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주변에서는 할머니들의 재촉이 계속됐다. 역시나 긴 진료대기시간 때문이었다. '통증호소'부터 '버스시간'까지 그 이유도 다양했다. B씨는 "행여나 순번이 바뀌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신경만 더욱 곤두섰다"며 "차라리 순번이라도 속 시원하게 알았으면 하는 심정뿐이었다"고 당시 기억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의 진료대기 시간에 주민들의 불만이 적잖게 드러나고 있다. 제법 입소문이 났거나 시설을 꽤나 갖췄다하는 의원들의 경우 사태는 더 심각하게 전해지고 있다.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러한 사실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일부의원들의 자세는 더 큰 사회적 문제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특히 의원들의 시선에서야 꽉 찬 대기실이 마치 병원의 인기도를 측정하는 자랑거리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서비스는 뒷전'이라는 표징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주민들은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시간이야 말로 환자들에게 더한 고문도 없다"며 "이에 대한 해결점을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이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진료순번을 환자들이 볼 수 있도록 '진료대기 표시판'을 설치해 신뢰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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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상인 2015-04-02 00:05:31
모처럼 동감하는 글입니다. 진짜 의원들 개선해야합니다. 환자들을 봉으로 아는 의사들...관심이나 있는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영흥리 2015-03-30 07:10:17
저도 동감입니다 다른병원처럼 전광판으로 진료순번표시판을 만들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