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과 배우는 갑골문자 이야기
김우진과 배우는 갑골문자 이야기
  • 강진신문
  • 승인 2015.02.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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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자(甲骨文字)는 중국 고대 문자로서 거북이의 배딱지(龜甲)와 짐승의 견갑골(獸骨)에 새겨진 상형문자를 말한다. 거북이 배딱지(腹甲)를 나타내는 갑(甲)자와 짐승의 견갑골을 표현한 골(骨)자를 합하여 갑골문(甲骨文)이라고 말한다. 발견된 지역의 명칭을 따라 은허 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갑골문자는 상형문자이고 한자의 초기 문자 형태에 해당한다. 한자의 원류를 알 수 있는 갑골문자를 통해 한자에 대한 기본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德 性(덕성)


큰  덕(德)

(갑골문)                    (금문)   

德(덕)은 갑골문을 보면 사거리를 뜻하는 거리 항(行)과 그 가운데에 눈과 수직막대를 상형한 곧을 직(直)이 들어가 있다. 눈을 상형한 글자가 눈 목(目)자가 되고. 수직막대는 측량막대로서 도로가 직선으로 바르게 놓여졌는지를 살피는 도구다. 사거리에서 앞을 '똑바로 보는 모습'을 상형한 글자가 바로 德(덕)이다. 사거리를 '세상을 살아가는 길'이라고 본다면 '인생길을 바르게 살아가라' 함이 德(덕)자를 만든 고대인들의 숨은 뜻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본다. 금문에서 마음 심(心)이 더해졌으니 德(덕)은 '바른 마음' '정직한 마음'이 본뜻인 것이다. 바른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큰' 마음이다.  德자는 이름자로 쓸 때는 悳(덕)으로도 쓴다. 글자대로 '곧은(直) 마음(心)'이다.
 

 

성품  성(性)

마음 심(心)              날 생(生)  

'성품'을 뜻하는 性(성)은 마음 心(심)과 生(생)으로 이루어진 글자다. 갑골문에서 보듯 '마음 심(心)'은 사람의 심장을 상형했다. 고대인들은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생각했다. 生은 봄에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을 상형한 글자다.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生(생)자는 크게 '낳다' 와 '살다' 그리고 '기르다'의 뜻이 있다. 따라서 性(성)자는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마음인 '본성', 살려고 하는 마음인 '본능', 길러지는 마음인 '성품' 등 다양한 뜻을 가진 글자가 된다. 德性(덕성)이라 표기할 때의 性(성)은 길러지는 마음인 '성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바른 마음(德)의 성품(性)을 지니기 위해서는 나무를 길러내듯 스스로를 잘 길러내는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 덕성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연목구어(緣木求魚)하겠다는 마음과 같다. 덕성을 갖추는 것이 왜 중요한가. 인간사회에서 '바른 마음'은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득이 되기 때문이다.

 

慾 望(욕망)
 

욕심  욕(慾)

계곡 곡(谷)             하품 흠(欠)             마음 심(心)

'탐내다'를 뜻하는 慾(욕)은 곡(谷)과 흠(欠)으로 이루어진 욕(欲)에 마음 심(心)을 받친 글자다. 谷은 갑골문에서 보듯 깊은 '계곡'이다. 口(구)는 그 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欠(흠)은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다. '하품'이라는 뜻은 여기에서 나왔다. 계곡은 텅 비어있는 공간을 상징한다. 벌리고 있는 입은 채우고자 하는 욕구를 나타낸다. 이 두 가지의 의미를 하나로 담아낸 글자가 욕(欲)자이다. 欲(욕)자가 '하고자 하다' '바라다' 등의 뜻을 갖게 됨은 계곡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다. 欲(욕)은 마음에서 발동한다. 그것을 강조하고자 心(심)을 더한 글자가 바로 慾(욕)자이다. 두 글자는 같은 뜻으로 통용(通用)해도 무방하다. 굳이 구별하자면 慾이 欲에 비해 부정적인 의미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바랄  망(望)

(갑골문)                   (금문)   

望(망)의 원형인 갑골문을 보자. 곧게 서있는 사람과 머리에는 큰 눈이 그려져 있다. 멀리 보는 것은 틀림없으나 그 눈이 어디를 향하는지는 알 수 없다. 금문(金文)에 와서야 비로소 달(月)을 향하는 눈으로 분명해졌다. 코앞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달을 바라보듯 '멀리 바라보다'가 望(망)의 본뜻이다. 전망(展望)은 '멀리 바라봄'이다.
慾望(욕망)은 '부족을 느껴 무엇인가를 가지거나 탐하려고 하는 마음이나 태도를 말한다. 다산 정약용은 욕망(慾望)을 긍정하는 입장에 서 있다. '사람에게 몸이 있는 한 욕망이 없을 수 없으며, 욕망이 없으면 그 실천의 결과인 선악도 없을뿐더러 글도 못쓰고 일도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고 했다. 다산에게 욕망은 인간의 구체적인 삶의 추동력이다. 다산이 문제 삼은 것은 인간에게만 있는 '자유의지'로 이기적 욕망을 얼마나 잘 조절하느냐이다.

 

競 爭(경쟁)


다툴  경(競)

(갑골문)

갑골문의 '다툴 경(競)'자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갈린다. '두 사람의 달리기 시합 모습'이라는 것과 '이마에 경(黥)을 친 두 죄수가 고대 로마시대의 검투사처럼 싸우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경형(黥刑)을 행할 때 죄인의 이마에 먹실을 넣는 '끌'의 모양을 본뜬 신(辛)자 두 개가 사람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죄수임을 알 수 있다. 두 해석 모두 '다투다'는 뜻을 가지기에 손색이 없지만 후자의 해석에서 나온 '다투다'는 생사가 걸렸기에 훨씬 치열(熾熱)한 긴장(緊張)흐른다.


다툴  쟁(爭)

 다툴 쟁                  다스릴 윤

다툴 쟁(爭)은 '두 손이 하나의 물건을 잡아당기는 모양'을 보고 만든 글자다. 가운데 물건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빼앗고자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소중한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爭(쟁)자를 들여다보면 손톱 조(爫)아래 다스릴 尹(윤)으로 되어 있다. 윤(尹)의 고대글자를 보면 손으로 '긴 막대' 같은 것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긴 막대를 권위의 상징인 '신의 지팡이'로 해석하기도 한다. 한사람이 이것을 쥐면 윤(尹)이 되어 세상을 다스리지만 두 사람이 이것을 쥐려고 하면 쟁(爭)이 되어 서로 패권을 '다투다'의 뜻으로 해석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요즘 아이들은 여유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다. 애석한 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경쟁(競爭)에 내몰린다. 부모 또한 경쟁할 수밖에 없다. 2016년부터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시험이 없는 자유학기제가 도입된다. 아이들 스스로 미래를 설계해보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벌써부터 '자유학기제'마저도 경쟁(競爭)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일부 어른들이 있어 안타깝다. 그들의 이기심과 장사 속을 이겨내야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정착이 가능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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