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은 달라도 배구로 자긍심 높여가요"
"국적은 달라도 배구로 자긍심 높여가요"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5.01.23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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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배구사랑으로 하나가 된 다문화가정 여성배구동호회

일본, 필리핀 등 5개국 이주여성 20명 한팀
결성 1년만에 전남다문화가정배구대회 2회 우승


이주여성들이 먼 이국땅에서 온 타인들이지만 함께 땀을 흘리며 친목도 다지면서 배구사랑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이들은 다문화가정여성배구동호회 주부회원 20명과 이동하 목사이다.

이들은 다문화가정으로 살아간다는게 여러 가지로 힘든 삶이지만 자신들의 삶을 배구로 더 아름답게 승화시켜 행복하게 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더불어 매주 수요일 저녁 시간이면 작천초등학교 체육관에 모여 스파이크와 스카이 서브 등 배구를 배우면서 건강도 가꾸고 서로가 지역에 정착하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 

이러한 이들의 도전정신과 노력은 지난 10일 나주 스포츠파크에서 개최된 전라남도 다문화가정배구대회에서 멋지게 우승하였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전북우승팀 순창팀을 초청하고 전남지역 다문화가정배구동호회 6개팀이 참여한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10월에 열린 강진다문화가정배구대회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전남 이주여성배구팀 최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다문화가정여성배구동호회 시작은 지난 2004년 1월이다. 당시 이동하 통일교회 목사는 일본 이시이 마유미씨가 다문화가정배구팀으로 활동하는 것을 알았다. 이에 이 목사는 지역 이주여성들의 자긍심과 자신감을 높여주고자 동호회 결성을 추진하고 나섰다.

마유미 씨를 비롯한 지역 이주여성들에게 알렸고 11개 읍·면에 거주하는 일본, 필리핀 등 5개국 이주여성 20명이 함께하게 되었다. 이와함께 배구에 정통한 최영환 씨를 감독으로 섭외해 다문화가정여성배구동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처음 이주여성주부배구단을 만들어 연습 할 때는 서브 하나 제대로 익히지 못할 정도였으나 지금은 제법 선수 티도 난다. 또 이들 주부들은 배구 연습으로 팔 등에 멍이 들면서 매 맞는 아내로 오해도 받기도 했지만 그 누구보다 남편이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다문화가정여성배구동호회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왠지 움츠려 드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배구를 통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갖도록 해주고 있다. 또한 배구를 통해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마음을 터놓는 언니, 동생 사이가 되어 언어와 문화차이 등으로 배우자와의 갈등, 자녀에 대한 양육방법 등으로 겪는 어려움을 나누어 풀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배구동호회가 오늘에 오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이 목사와 최 감독이 자비로 대회에 출전하도록 유니폼, 식비, 차량 등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재정상 어려움이 많다. 여기에 겨울과 여름에는 냉난방비가 필요하고, 눈이 오면 작천면까지 연습하러 가는 것이 여간 고역이다. 이렇게 동호회가 어렵지만 모두가 한마음이 돼 지역에서 한 일원으로 엄마, 부인, 며느리로서 꿋꿋이 일어서도록 힘이 되어주고 있다. 이런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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