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반찬배달사업 지역관심 '절실'
독거노인 반찬배달사업 지역관심 '절실'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4.12.1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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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챙기고 외로움은 덜어... 수혜자들 큰 호응

홀로 살고 있는 김모(87·병영면)할아버지는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 한 끼를 먹는 경우가 보통이었다. 아침은 대부분 거르고 늦은 점심을 먹을 때가 많았다.

저녁은 늘 불규칙적이었다. 독한 관절염약을 먹으려면 밥을 꼭 먹어야 했지만 혼자 먹는데 이것저것 차리기란 '아흔을 바라보는 남자'에게 있어 늘 부담스럽고 귀찮은 일이었다. 그래서 약도 잘 먹지 못했다. 건강은 더욱 나빠졌고 수면제에다 급기야 우울증 약까지 처방받게 됐다. 부인과 사별한지 6년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아침이면 자연스레 끼니부터 챙기게 됐고, 하루 세 끼를 꼬박 챙겨먹는 날도 제법 늘었다. 건강이 좋아지니 덩달아 기분까지 상쾌했다. 이러한 지도 어느덧 일 년, 삶의 기쁨을 이끄는 데는 일주일마다 찾아든 두 번의 변화로 충분했다.   
 
김 할아버지 집으로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마다 반가운 손님이 찾아든다. 강진군이 홀로 사는 남자 어르신들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는 '밑반찬 배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칠량교회와 화산교회, 병영백양교회, 강진동문교회 등 관내 교회 목사와 신도 20여명이 주축이다.

이들은 각 읍·면을 기준으로 조를 나뉘어 매주 2차례 남성 독거노인들의 집을 찾아 밑반찬을 전달하고 있는데, 화요일에는 고기류 또는 장아찌 등의 밑반찬을, 금요일에는 국과 찌개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보통 이틀 이상은 거뜬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도 넉넉하다.
 
수혜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김모 할아버지는 "정말 좋은 사업이다. 한 사람이라도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내가 받는 양을 줄여서라도 함께하고 싶을 정도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또 다른 수혜자 정모(69·병영면)할아버지는 "반찬의 맛도 맛이지만 누군가 우리 집에 찾아와 안부를 묻고 관심을 가져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쓸쓸함을 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 혜택을 받고 있는 인원은 30명 정도다. 남성 독거노인의 식생활 개선은 물론 정서적 고립감 해소, 자립능력 향상에 기여하는 게 사업의 주된 목적인만큼 모두가 김 할아버지와 비슷한 처지의 주민들이다.
 
군은 이 사업에 2천만 원을 투입했고 내년에도 계속해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칠량교회가 위탁운영단체로 선정돼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밑반찬 배달사업에 있어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을 확보하기에 적잖이 애를 먹고 있는 것. 군 조례에 따라 사업비의 1/10은 간접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지만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유지비용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말 그대로 봉사자들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5만 원권 유류쿠폰이 나온 게 전부다"며 "투철한 봉사정신이 없고서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가운데 절반은 관내 교회 목사들이 나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은 군이 추진하는 사업이외에 별도의 모금을 통한 비용으로 또 다른 남성 독거노인 20여명의 반찬지원 사업을 돕고 있어 활동의 무게는 배가 되고 있다.
 
칠량교회 김승환 목사는 "사업에 동참할 자원봉사자들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다"며 "사업의 지속성을 유지하고 더 많은 독거노인들에게 혜택을 전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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