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에서
다산로에서
  • 특집부 기자
  • 승인 2003.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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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를 동백나무 천지로 만들어 가자

우리는 동백하면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동백기름을 머리에 바르신 순하디 순한 시골 촌부인 어머니 품에 안겨 젖을 빨 때도 머릿기름(동백기름) 냄새를 풍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동백은 자기역할을 충분히 하면서도 밖으로 자랑하지 않는 수줍은 시골처녀와 같은 우리 꽃나무이다.

이 동백 숲이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되어 백련사 경내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국내에서는 최대규모이지만 관광역할로는 부족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른 봄부터 늦겨울까지 365일 동안 푸르름을 지닌 채 우리를 반기고 거의 반년동안(12월-4월) 새빨간 꽃을 선보여 주는 등 우리가 아는 꽃나무 중 이렇게 1년 내내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꽃은 없다고 생각된다.

어떤 자치단체들은 겨우 10-20일 피고 지는 꽃을 활용, 축제를 통해 간접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동백에 비할 수 있겠는가?

때문에 강진군과 백련사가 공동으로 백련사 동백 숲 확대조성계획을 수립 주변야산 50ha에 제법 운치 있는 방법으로 동백나무를 식재(동백나무 심을 곳만 간벌함으로서 동백나무가 성목이 될 때까지는 기존 숲의 경관을 최대한 보존하고 특히 동백나무는 음수이기 때문에 어릴때는 숲 속에서 자라면 성장속도가 빨라질 것임)하고 그 사이에는 야생차 종자를 파종하여 수 십, 수백 년 동안 자생하고 있는 기존의 차나무와 함께 백련사를 동백나무 천지, 야생차나무 천지가 되게 하여 자연과 어우러진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우리가 그 숲에 묻히면 자연사랑과 감사함을 모두 느끼게 되어 사람의 심성도 아름다워지리라 사료된다.

그러나 이 일은 문화재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문화재청의 승인이 선결되어야 하는데 다행히 문화재청에서는 최근 본인의 건의에 대하여 백련사의 동백림 확대조성사업에 대해서는 향후 현지 조사 등을 거쳐 검토 예정이라는 상당히 긍정적인 회신을 해왔다. 또한 묘목의 생산을 위해 농업기술센터의 논이나 일정 규모의 논을 임대하여 묘 포장을 만들어 5-6년생 묘목을 식재하면 성장속도가 한층 빠르고 예산도 절약될 것이다.

그리고 생산된 동백종자를 이용한 향로, 화장품, 식용유등의 개발에 착수 특허를 출원 브랜드화 함으로서 국내에서 생산된 동백 종자를 수집 가공, 판매하고 만덕호 부근에 해수를 이용한 동백, 녹차탕 같은 위락 시설을 만들어 가면 소득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백련사 경내에 야생차 전시관을 건립 야생차의 보존, 발굴은 물론 면적 및 차인구의 저변확대에 힘쓰며 전시실에는 각종 다구, 조제방법 등을 전시하고 관광객이 찾아와 직접 차 잎을 따고 덖으며 비벼 보는 등 차 생산체험관광지가 되면 관광객은 더욱 많아질 것이며 역사적으로 볼 때 백련사는 이미 1200년대 불교계에서 ‘선차의 고향’으로 이름을 날렸고 그 후 1800년대 다산선생으로 하여금 제2의 야생차 전성기가 되었으며 1939년 당시 71세의 성전면 월남리 이한영씨는 젊었을 때부터 덖음차를 만들어 강진, 영암, 나주 등지로 소나무로 만든 틀에 종이로 포장한 후 2일 쯤 지나 앞면에 백운옥판차, 뒷면에 차 꽃의 도안을 새긴 목판으로 라벨을 찍은 상표를 만들어 팔았는데, 이것은 한국인 손으로 만든 야생차 최초의 상표로 역사적으로나 차의 분포로 볼 때 야생차 박물관의 건립 타당성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요즘 한참 들먹거린 보성차밭은 1941년 일본인 회사인 경성 화학주식회사가 “베니호마레”라는 품종을 일본에서 들여와 현재의 보성읍 봉산리 야산 30ha에 심은 것이 모체이며 이는 모두 도입종으로 수백 년 내려온 강진의 야생차와 질과 향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면적만 확대되면 경쟁에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이 결실을 맺어 10-20년이 지났을 때 일반 관광객이 주말여행(주5일근무제 정착)을 어디로 정할 것인지 생각해볼 때 사계절 어느 때 가 봐도 푸른 동백 그리고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새빨간 꽃망울을 볼 수 있는 강진을 찾을 것이며 푸른 바다와 비취색이 영롱한 청자와 함께 더욱 값진 여행길이 될 것이다.

희망은 여기서 끝나면 안된다. 우리가 꿈에도 그리던 북녘 땅을 갈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측 못했지만 지금은 육로를 이용한 관광길까지 열렸으며 앞으로 남북한 간의 교류가 활성화되면 그 분들이 관광길에 오를 때 주변의 명승고적 같은 곳을 찾지 않고 평생 한번도 구경 못한(동백은 난지성 수종으로 해변은 충남태안반도 이남과 내륙으로는 전북 고창 선운사까지이고 그 이북지역은 재배불가능) 동백나무천지인 남쪽 끝 동네 강진을 찾을 것이며 이를 위해서도 오는 봄을 기다리는 한 마리의 소쩍새가 되지 말고 봄맞이를 위해 터를 갈고 씨를 뿌리는 현명한 강진인이 되어가야 하며 이제는 우리도 종교 간의 벽을 허무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즉 도암면 백련사는 불교계(조계종)의 소유지만 분명 우리 선조들의 얼이 깃든 모두의 사찰이요 문화재이며 우리의 보물이다. 종교의 벽을 넘어 관광자원화 함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귀중한 생명창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꾸어가 훌륭한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남겨주는 떳떳한 조상이 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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