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재해재난 없앨 수 없다면 피해라도 줄여야"
[특집] "재해재난 없앨 수 없다면 피해라도 줄여야"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4.10.25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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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생명·재산 지키는 '오사카 재난위기관리실'

오사카부 위기관리실 각 분야별 위기대응 공무원들이 위기관리체계와 시스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日오사카 재난위기관리실 '담당공무원 전문화'
한국도 지진 많아져...강진지역 2005년 지진감지
 

"대응대책을 충실히 세운다면 큰 지진이나 쓰나미가 와도 그 피해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는 데이터로도 검증됐다" 지난 8월 일본 취재 당시 오사카부 위기관리실 세이지 나카무라 위기관리감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재해를 더 큰 재해로 여기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사카부의 사명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자연재해와 위기상황에 대비하고 재해 발생 시 오사카부민 생명과 재산 등을 지키는 것이다. 오사카는 항구도시인 만큼 지진이 발생하면 쓰나미까지 덮칠 가능성이 높다.

오사카부 위기관리실의 대지진 대책은 크게 두 가지다. 쓰나미를 방어할 수 있는 방조문을 설치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주민들에게 대피를 어떤 방향으로,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를 인지시키고 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간단명료한 대책이지만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따른다.

주민 대피와 관련한 것만 보더라도 쓰나미로 인한 침수 예정도를 제작해 해수면의 높이에 따라 고위험지대와 저위험지대 등을 표시하고 주민들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어디에 포함되어 있는지 철저히 알려주고 있다. 피난장소는 2500곳. 쓰나미 피난빌딩은 1800동, 피난용 식량은 약 265만식에 이르고 있다.

오사카부 위기관리실 소방보안과 데미즈 시즈오 과장은 "평상시 시정촌(지자체)에서 피난장소를 알려주는 지도를 세밀하게 만들어 주민들에게 홍보하도록 하고 있다"며 "어떤 피난장소에 사람들이 몰렸다거나, 혹은 어떤 피난장소에 사람들이 안왔다거나 하는 경우는 있을 수가 없다. 주민들이 자신의 피난장소를 미리 다 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밝혔다.

일본 오사카부의 안전분야는 꽤 전문적이다. 위기관리실에 근무하던 공무원이 다른 곳으로 떠났을 때 빈 공간을 메워줄 수 있는 또 다른 경력자가 오게 돼있다. 대응대책에 대한 전문적인 업무능력을 가진 사람이 주로 안전업무를 맡고 있다. 안전분야 공무원들은 정년을 맞아 퇴직을 하면 방재관련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기관으로 주로 간다. 정부와 계속해서 연대를 맺고 재난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인적네트워크 구조다.

지난 8월21일 일본에 홍수피해가 발생하자 담당공원들이 상황파악을 위해 즉각 현장으로 달려간 뒤 내부모습이다.

세이지 나카무라 위기관리감은 "한국도 과거와 달리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지진의 횟수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한국의 재난대응대책의 필요와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실례로 강진에도 적지 않은 지진이 있었다. 해일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가장 가까이는 지난 2005년 일이다. 그해 3월 20일 오전 10시 55분께 일본 남부 후쿠오카에서 지진이 있었는데 강진에서 약 10초 동안 지진 현상이 감지됐다.

주택에 있던 주민들은 천장이 흔들리고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몇 차례 여진이 있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당시 완도기상청은 "강진·완도지역에서도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크게 움직인 대규모 지진이었다"며 정확한 원인과 피해상황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000년 12월 2일에도 지진이 있었다. 당시 지진은 장흥 남쪽 약 10㎞지점에서 진도 3.1규모로 발생해 장흥과 강진지역에서 창문이 흔들리는 진동이 감지됐다. 강진문헌연구회가 지난 2002년 발간한 조선왕조실록 '강진편'을 살펴보면 강진에서의 공식적인 지진기록이 12건이나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지진은 1668년(현종9년)과 1670년 사이의 기록들이다. 1668년 6월 23일 평안도 철산에서 해일이 일고 지진이 크게 일어나 지붕의 기와가 모두 기울었고 강진과 김제 등에도 같은날 지진이 있었다. 그 후로부터 1년 후인 1669년 8월 14일에는 강진을 포함해 영암 ,순천, 해남, 나주, 장흥등에 해일이 있었다고 적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30여 고을 중에서 강진, 광주 등 네 고을에서 더욱 심하였다. 집이 흔들려 무너질듯 했고 담장이 무너졌으며 지붕의 기와가 떨어졌다. (중략) 이런 참혹한 지진은 근래에 없던 일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사망자나 부상자수, 피해규모등이 정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지금으로부터 330여년 전 강진에서 큰 지진과 해일이 있었던 것이다.(계속)

 

 

"지역특성 맞는 매뉴얼 및 관리시스템 운영해야"

인터뷰 - 세이지 나카무라 위기관리감

오사카부 위기관리실 나카무라 위기관리감은 "지역과 행정, 공공기관, 기업의 참여와 연대가 중요하다"며 "평상시에 이런 연대가 얼마나 충실하게 맺어졌냐에 따라 위기극복능력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큰 재앙이 왔을 때 이를 100% 없애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어느 정도로 피해를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고 이를 위해서는 지역특성에 맞는 매뉴얼과 관리시스템이 운영돼야 한다는 얘기다. 오사카부 위기관리실은 지난 2004년 위기관리감 설치에 따라 위기관리감을 보좌하는 조직으로서 설치됐다.

나카무라 위기관리감은 "지자체와 소방, 자위대,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 분담을 하기 때문에 충돌되는 일은 없다"면서 "만약 경찰과 자위대에서 히로시마에 헬리콥터를 보낸다고 가정하면, 히로시마에 있는 헬리콥터 담당이 본부장이 된다. 이 본부장이 경찰과 자위대의 헬리콥터를 필요한 지역으로 보낸다"고 운영체계와 구조를 설명했다.

나카무라 위기관리감은 시민 대피훈련의 필요와 운영에 대해 재해나 재난이 일어났을 때를 생각해서 여러 상황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카무라 위기관리감 "대피훈련 등은 훈련이 아닌 실제라는 생각이 들게끔 마인드를 고취시키는 게 목적이다"면서 "시민들에게 그런 생각이 들게끔 움직이도록 하는 시스템을 운영해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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