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농산물은 없나요?
강진 농산물은 없나요?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4.09.2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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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 간이판매장서 지역 농산물 '실종'
주민들, "여주, 미니밤호박 등으로 경쟁력 확보 해야"

외지 농산물을 파는 간이판매장은 강진~마량 구간에만 3곳이 자리하고 있다.
요즘 차를 타고 관내 국도나 지방도를 달리다보면 도로변에서 농산물을 파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른바 '간이판매장'이다. 유통채널을 확대할 수 있는데다 소비자들 또한 믿고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다 보니 농촌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간이판매장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주로 지역대표 농산물이 주력상품인데, 지난 12일 찾아간 무주군 적상면 치마재로 경우 '대학찰옥수수'을 파는 간이판매장 수 십 곳이 100m~500m 간격으로 도로변을 수놓았다. 인근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를 지날 때에는 지역대표 과일인 '장수사과'를 파는 간이판매장이 도로변 곳곳에서 쉽게 목격돼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주차공간을 확보해 놓고 있다 보니 접근의 위험성은 크게 줄었다. 최근 강원 평창군의 경우 농특산물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요도로변의 간이판매장에 운영기자재를 지원하고 있을 정도다. 
 
판매자들은 대부분 지역농민들이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충분히 맛을 본 뒤 구매하도록 하는 시식방식을 고수하며 신뢰를 쌓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택배를 통해 지역의 농산물을 전국 각지로 판매했다. 말 그대로 도로변 가판대가 최고의 유통망이 된 셈이다.  
 
물론 이러한 형태나 방식의 간이판매장은 강진지역에서도 쉽게 목격된다. 칠량면 송산마을 앞 국도변은 그 대표적이다. 보통 7월 중순이면 주민 10여명이 좌판을 열고 수확한 옥수수를 팔러 나오는데 그 수가 많을 때면 구로마을 앞까지 자리가 펼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다보니 '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다. 시기에 따라 내다 팔 농산물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라면 문제이다.       
 
이렇다보니 요즘 이 일대는 무화과나 고구마 판매가 한창이다. 지리적표시제의 영향력을 '홍보문구'로 활용하다보니 판매장 일대는 '삼호'와 '화산'이라는 문구로 늘 가득하다. 각각 영암과 해남을 대표하는 농산물이다.  
 
영업방식은 영암과 해남소재의 해당 농장주가 직접 나와 판매하거나 별도의 판매사원을 두고 영업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강진 주민이 해당농장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사들여 재판매하는 구조도 더러 있지만 극히 일부분이다.    
 
한 판매 상인에 따르면 23호선(강진~마량)구간의 경우 많게는 하루 평균 무화과 10박스 정도는 거뜬히 팔릴 정도로 수입도 제법 쏠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상인은 "영업자 한 명이 4~5곳에 간이판매장을 설치해 판매사원을 두고 영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경쟁이 심하다보니 위험구간에서 영업을 하다 지자체나 경찰에 적발돼 철수한 곳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곳곳에서 상인들이 몰려들다보니 자리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데 따른 현상이다.      
 
강진에서 영암으로 이어지는 도로변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6일을 기준, 이들 두 구간에서만 목격된 간이직판장은 총 7곳으로 23호선(강진~마량)구간이 3곳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 중 강진농산물을 판매하는 간이판매장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장수군 수분리일대 도로변 모습이다.
지난 5일 마량미항축제장을 보기 위해 강진~마량 간 도로를 지나온 한 관광객은 "도로변 풍경으로만 보면 그곳이 강진인지, 아니면 해남·영암인지 식별이 헷갈릴 정도였다"며 "강진은 판매할만한 지역농산물이 없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민들은 "주차공간이 확보된 도로변을 최대한 활용해 강진의 농산물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간이판매장 운영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여주나 미니밤호박 등의 틈새작물 또한 이를 활용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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