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가 코앞인데...'메마른 온정'
한가위가 코앞인데...'메마른 온정'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4.08.29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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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문의 '뚝', 온정손길은 절반으로 줄어

"한숨짓는 아이들 보면 차라리 추석이 없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죠"

지난 28일 관내 한 아동보육시설. 이곳의 한 관계자는 추석 등 명절로 온 사회가 들뜬 분위기에 휩싸일 때가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아이들 관리는 더욱 힘들다. 

추석이라고 특별히 찾는 발걸음은 거의 없는 편이다. 명절이라고 직접 방문해 선물을 하는 것이라고는 일부 사회단체나 언론사 등 겨우 1~2건 정도뿐, 개인과 기업의 손길은 사실상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이렇다보니 추석이라고 바깥세상은 들떠 있는 것 같지만 아이들이 머물고 있는 시설은 평소보다 더 우울한 게 사실이다. 오히려 기대를 하지 않는 게 마음은 편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곳의 명절 분위기는 실종된 지 오래다.   

시설 관계자는 "작년 추석에는 두 군데서 온정의 손길을 보낸 게 전부였다"며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은 한정돼 있는 반면 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은 계속해 늘어나다보니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즉, 사회 전반적으로 나눔 의식이 약해진 게 원인이라면 원인일 수 있다는 얘기이다.

여기에 보조금지원마저 '정원 단위'기준에서 현재는 '현원 기준' 방식으로 바뀌다보니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는 게 현실이다. 시설에 종사하는 여러 관계자들이 후원자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아이들에 대한 정기적 후원방식도 예전과 크게 달라지다보니 시설운영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지난 2007년도부터 도입된 아동발달지원계좌(CDA)가 그 대표적이다.

CDA는 저소득층 아동(보호자, 후원자)이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국가(지자체)에서 1:1 정부매칭기금으로 월 3만원까지 같은 금액을 적립해 줌으로써 아동이 준비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산형성지원 사업이다.  

한 시설관계자는 "요즘에는 시설에 직접후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과 1:1 후원형태를 맺다보니 시설운영에 있어 더욱 힘이 드는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관내 노인요양시설도 온정의 손길이 끊기면서 찬바람만 불고 있기는 마찬가지. 추석 명절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노인요양시설 등엔 후원의 손길이 전혀 닿질 않고 있어 여느 해보다 쓸쓸한 명절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읍 소재 한 노인요양시설은 경우 올해는 후원마저 아예 없어 명절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후원문의 전화마저 뚝 끊기면서 현재까지 후원문의나 온정의 전화는 단 한 차례도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시설관계자의 설명이다.

A시설원장은 "예년보다 이른 추석과 경기불황에 나눔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같다"며 씁쓸함을 전했다. 

군동면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도 명절을 앞두고 그 분위기가 예년만은 못하다. 몇 년 전부터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마저 크게 줄었고 후원이나 온정의 손길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관공서와 일부 사회단체에서 관심을 저버리지 않고 있는 게 위안이고 다행이다.

한 요양시설 관계자는 "경기침체에다 특히 올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져 아직 명절 분위기가 제대로 무르익지 않은 것 같다"며 "주위에서 어려운 이웃과 복지시설에 온정을 베풀어 메마른 한가위가 아닌 풍성한 한가위가 되길 바랄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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