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태우기'언제까지 참아야...
'논두렁 태우기'언제까지 참아야...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4.06.0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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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악순환되풀이..."주거 밀집지에 제한 둬야"

매년 이맘때면 되풀이되는 '논두렁 태우기'에 일부 주민들이 적잖은 고통을 겪게 되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들녘과 근접한 곳에 주거공간을 둔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실정인데, 병해충 박멸과 수월한 농사를 위한 '필요 작업'이라는 농가들의 입장과 각종 피해만 야기하는 '불필요한 노동'이라는 일부 주민들의 의견이 맞서고 있어 적절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지난달 30일 읍 평동리 일대, 오전부터 들녘 곳곳에서 논두렁 태우는 작업이 이뤄지면서 이 일대는 삽시간에 뿌연 연기로 가득했다.

오전 11시를 넘어서자 바람은 북서풍으로 바뀌었고 연기 또한 방향을 틀어 200여m 떨어진 아파트단지를 뒤덮었다. 제법 무더운 날씨 탓에 대다수 주민들이 창문을 열어 놓은 상태였고,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하는 주민도 제법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몰아닥친 연기에 주민들은 황급히 실내로 발길을 돌렸고, 활짝 열렸던 창문도 이내 모습을 달리했다.

들녘을 향해 욕설을 하는 주민도 눈에 띄었고, 짜증 섞인 목소리를 주고 받으며 밖으로 나오는 주민도 적잖게 보였다. 190여 세대가 머물고 있는 아파트단지는 벌써 일주일 째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였다. 
 
한 주민은 "농민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광범위하고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작업을 언제까지 참고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창문을 닫아도 스며드는 냄새에 유아들의 건강도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일대는 들녘이 광범위하게 분포하면서 해마다 이맘때면 논두렁을 태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보릿대를 태우거나 논둑의 마른 풀을 태우면서 병해충도 죽이고 농사도 편리하게 짓기 위해서인데, 농민들에게 있어서는 해마다 되풀이하는 일종의 정례행사나 다름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민들의 불만이나 민원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으나 농민들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논·밭두렁 태우기가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는 하지만 고령화와 노동력부족 등에 따른 작업량을 덜기 위해서는 '필요작업'이라는 주장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논두렁을 태우면 유익한 곤충을 더 많이 죽이게 되고 해충을 죽여서 얻는 효과는 미미한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논두렁 태우기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 농가는 "해충박멸 외에도 적은 인력과 노동력으로 논·밭두렁에 잡풀 제거와 농산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태우는 방법밖에 없다"며 "농민들도 소각 면적과 발생피해를 줄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만큼 상호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고 전했다.  
 
실례로 지난 29일 오전 11시28분께 읍 남당로 인근 들녘에서 보리수확 후 농산폐기물을 소각하던 A모(여·77)씨가 다른 경작지로 확대되는 불길을 잡으려다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한 이날 화재로 경작중이던 보리밭 1만3천여㎡가 소실되면서 소방서추산 8백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주민들은 "주거지역과 몇m이내 구역에서는 논두렁 태우기를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거나 혹은 요일별 허용날짜나 시간을 정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며 "농민과 거주민들 간 적절한 해결점이 하루빨리 마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군은 지난 2006년 산림에 근접된 토지 등 소각금지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에 대한 소각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나 아파트단지 등 주거지와 근접된 구역에 대해서는 제지할 수 있는 특별한 근거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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