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천에도 토하가 잡혀요"
"작천에도 토하가 잡혀요"
  • 김철 기자
  • 승인 200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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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천 상당마을...한해 200kg 채취

작천면 상당마을에서는 새벽6시가 되면 대여섯명의 주민들의 손에 비닐봉지와 플라스틱바가지등을 들고 집을 나선다. 매서운 가을바람속에서도 동네주민들이 20여분을 걸려 찾아간곳은 마을뒷편에 위치한 상당저수지.

엉덩이까지 차오르는 장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간 주민들은 모기장처럼 생긴 널따란 그물을 거둬들인다. 마을주민들이 정성껏 바구니에 담아내고 있는 것은 맑은물에서만 산다는 토하(土蝦).

길이 90㎝정도의 사각망을 이용해 주민들이 잡아내는 토하의 수량은 많지않다. 6명의 주민들이 300여개의 사각망을 통해 거둬들이는 하루 2㎏ 내외로 양식이 아닌 자연산을 채취하기 때문에 극히 소량만이 잡힌다.

마을주민들이 토하를 채취하기 시작한 것은 4년전. 마을 부녀자들이 아침운동을 위해 상당저수지를 찾으면서 토하채취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저수지 가장자리에 된장, 멸치등을 넣어 토하를 유인하고 잎이 우거진 나뭇가지를 사각망위에 얹어놓는다. 주민들이 다음날 새벽에 나뭇가지를 걷어내고 사각망을 건져보면 ‘파다닥’ 거리는 토하가 나타나게 된다.

상당저수지에 많은 토하가 살고있는 이유는 지난 67년 저수지가 만들어진후 인근지역에 논이 없고 인적이 드물어 자연 상태로 보존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근 오봉산에서 흘러 들어오는 맑은 물은 상당저수지를 청정수로 만들 수 있었다.

상당저수지에서 잡아온 토하는 짭짤하게 소금간을 하게 된다. 소금간이 된 토하는 깨끗이 씻은 후 병에 담아 밀봉하게 된다. 투명한 토하가 창고에서 일년간의 숙성을 거치고 나면 붉게 물든 토하젓이 탄생하게 된다. 상당마을의 자연산 토하는 일년에 100여병(2㎏기준)정도만 소량 생산돼 일반 젓갈에 비해 높은가격인 한병(2㎏기준)에 10여만원 정도지만 고정 단골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주민 이길순(54)씨는 “추운날씨에 한 시간이 넘게 선별작업을 거쳐도 토하 500g을 잡기가 힘들어 가격이 높다”며 “자연산 토하젓으로 밥을 비벼 먹으면 환절기에 잃었던 밥맛도 다시 돌아 올 만큼 맛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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