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날에 붙여
노인의 날에 붙여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3.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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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은 노인의 날 이였다.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마는 한국의 어버이들처럼 각별한 경우도 흔치않을 것 같다. 노인들은 그동안 자녀의 장래에 인생의 모든 목표를 걸다시피하고 온갖 고난과 희생을 감내하는게 이 땅의 전형적인 어버이들이다. 극성스러울 정도로 집착하는 교육열 하나만 놓고 봐도 자녀사랑의 무한한 깊이를 알 수 있다.

 

우리 고유의 풍속은 비록 가난한 살림일 망정 웃어른을 따뜻이 모시는게 자식된 도리요, 보람으로 여겼다. 효의 정신이야말로 오랜 세월 우리네 가정을 건강하게 지탱시켜준 기본질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시대상의 변천에 따라 효의 전통이 날로 퇴색해가는게 오늘의 세태다. 우리 사회가 처한 심각한 노인문제나 가정해체, 나아가 도덕성의 황폐화 현상도 따지고 보면 경로효친이라는 가치관의 붕괴에 원인의 일단이 있다.

 

부모를 서로 모시지 않으려는 형제들 사이의 볼썽사나운 다툼은 아주 흔한 일이 돼 버렸다. 자녀로부터 버림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도 신문에 자주 오르내린다. 그러나 낳아주고 길러준 은혜의 보답이 인간의 원초적인 도리임을 감안하면 어떤 이유를 내세워도 모든 것이 구차한 변명에 불과할 따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관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도 20%대를 넘어섰다. 인구 4만5천의 지역에 노인인구가 1만명을 넘는다는 말이된다. 전국적으로 61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이 전체 인구 자살률의 2.3배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노인들의 삶의 경험이 존중되기는 커녕 가족들에게도 외면당해 스스로 황혼생활을 접는 안타까운 현실은 우리 모두에게 자신들의 가족환경을 되돌아 보게한다.

 

기본 생계비조차 없어 쪼들리는 생활을 하고 있는 노인층도 급증하고 있다. 은행금리가 3%대로 낮아져 몫돈을 은행에 맡겨 그 이자로 꾸려가던 생활도 이젠 어려워졌다. 노인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인들을 모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고 볼때 국가와 자치단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시되지 않을 수 없다.

 

통계청이 조사에 따르면 노부모 봉양에 대해 10%가 '노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노부모에 대한 자식들의 부양의식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사회보장제도가 충실해야 하는수 밖에 없다.

 

사실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정부의 지원은 교통비 지급 정도가 고작이다. 국민연금제도의 헤택을 받는 노인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경제는 아들들에게 기대야 하는 처지다. 나이가 들면 의료비 부담이 커진다.

 

수입이 거의 없는 노인들에게 최저생활비 전액은 아니라도 일부와 의료비는 최소한 국가서 부담하는 복지정책이 절실하다. 결국 노인복지대책 시행은 있을지도 모를 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순기능적인 방책도 될 수 있다.

 

노인을 사회구성원으로 존중하는 의식의 확대가 절실한 지금이다. 노인도 젊은이 못지 않는 역할을 기대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점점 노인대책이 사회문제로 될 것은 분명하다. 자녀들의 교육 등 뒷바라지에 정작 자신의 노후문제를 소홀히 한 노인들을 내팽개쳐 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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