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일군 행복나눔터, 늘 따뜻한 울림이 퍼지는 마을
주민들이 일군 행복나눔터, 늘 따뜻한 울림이 퍼지는 마을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2.09.14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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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행] 성전면 신풍마을

성전면 신풍마을, 관내 첫 마을기업 '눈길'
모정한과, 송편, 여주 등 다양한 소득사업 이뤄

사람이 있어 좋고 이웃이 있어 행복하다. 그리고 함께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있어 즐겁고 행복을 팔 수 있는 가게도 생겨 더욱 신이 난다. 이제는 없던 꿈도 생겼고 어느새 희망도 찾아들었다. 그들이 가꿔가는 세상은 그래서 늘 행복한 고통 속에 따뜻한 울림이 있다.   
 
성전면 영풍리에 위치한 신풍마을 이야기다. 75호 10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는 이곳은 관내 첫 마을기업으로 재탄생하며 오늘날 행복나눔터로 불리고 있다.
 
신풍마을은 지난 2011년 행정안전부 주관 우수마을기업선정에서 '해랑달이랑 영농조합법인'으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같은해 전라남도 마을기업 우수사례 발표 경진대회에서는 전남 39개 마을기업 중에서 2위에 올라 우수상을 수상하며 그 입지를 더욱 공공이 했다.
 
'해랑달이랑 영농조합법인'탄생에는 신풍마을부녀회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부녀회원들은 작년부터 그들만의 방식과 노력으로 만든 한과와 송편 등 갖가지 음식들을 선보이며 판매에 나섰고 올해도 그 노력과 정성을 아낌없이 내비치고 있다.   
 
지난 13일 마을을 찾을 당시에도 부녀회원들은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각까지 송편 빚는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신풍마을부녀회는 이 맘 때면 모시잎 송편을 빚어 전국 각지로 판매에 나선다. 추석 송편을 빚기 시작한지는 올해로 2년째이다.  
 
"추석을 앞두고 모든 부녀회원들이 송편 만들기에 밤낮으로 정성을 쏟고 있지요. 물론 힘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누구하나 불평불만은 없답니다.

요즘은 새벽까지 작업이 이어지는 날이 많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행복한 고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영임(53)마을부녀회장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작업장에 있던 부녀회원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공감 혹은 동감의 표현인 듯 보였다. 
 
회원들이 빚어내는 송편은 마을에서 생산된 재료만을 사용하는 게 그 특징이다. 주재료인 모시잎은 마을 야산에서 직접 채취했고 고물로 들어가는 깨 등은 마을주민들이 재배한 것만을 사용한다.

재료생산부터 빚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부녀회원들 손에서 이뤄지고 해결되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많은 물량을 내놓기는 사실상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부녀회원 14명이 3일 동안 밤낮없이 작업을 벌여야 겨우 송편 40㎏정도를 빚을 수 있을 정도다. 개수로 따지자면 1천200~1천300개 가량이고 금액으로 치자면 40만 원 수준이다.
 
그렇다고 회원들에게 별도의 인건비나 수고비가 지급되는 것도 아니다. 판매를 통한 수익금은 전부가 마을기업운영자금으로 쓰인다. 현재 마을체험관에 놓인 강정제조기계와 떡 가공시설, 건조기, 냉동고 등은 이러한 수익금으로 사들인 것들이다.   
 
마을기업 '해랑달이랑 영농조합법인'이 탄생한 지 어느덧 일 년. 그동안 신풍마을부녀회원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노력 끝에 수많은 작품들이 결실을 맺었다.
 
작년에 내놓은 모정(母情)한과 명절선물세트가 그 첫 번째 작품이고 그 속에서 '모싯잎송편'까지 더불어 탄생시켰다.

지난 4월부터는 마을 인근에 위치한 경포대휴게소 내 강진특산물 판매장을 사들여 부녀회원들이 직접 운영에 나서는 사업도 벌였다.

부녀회원들에게 이곳 판매장은 일종의 '행복나눔터'나 다름없다. 매장은 현재 부녀회원들이 1일 2인1조로 순번을 정해 교대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지난 6일 판매장영업에 나서고 있던 주민 윤옥이(64)씨는 "이곳은 음료부터 과자, 생필품 등 웬만한 물건은 다 갖추고 있다"며 "무엇보다 마을 주민들이 수확한 쌀과 잡곡을 비롯해 관내에서 생산한 된장, 차(茶), 엿기름 등 강진특산품이 판매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을부녀회원들은 올해부터 600평 면적에서 재배한 '여주'를 수확, 이를 말리거나 또는 효소로 만들어 낸 제품을 매장에 진열해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 경포대휴게소 운영과 여주재배는 신풍부녀회원들의 올해 첫 사업인 동시에 그들의 의지와 노력이 낳은 '두 번째 산물(産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만큼의 일손이 늘어 주민들의 삶의 피로 또한 배가 된 셈이지만 회원들은 이마저도 '행복한 고통의 하나'라며 취재가 이뤄지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영임 마을부녀회장은 "현재 다양한 소득사업이 진행되고는 있으나 풀어야할 숙제도 산재되어 있다"며 "하지만 신풍마을만의 끈끈한 공동체의식으로 이를 잘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신풍마을부녀회에서 준비한 모시잎송편은 1㎏(32~33개)당 1만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3만원 이상부터 택배비 무료이다. 또 여주세트(여주강정+건여주+효소)는 3만5천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주문전화는 010-2789-4849번 또는 010-6293-6286번으로 하면 된다.  


인터뷰 l '해랑달이랑 영농조합법인'대표 김기임씨

"몸은 고돼도 삶의 즐거움이 많아지니 행복"
성전면 신풍마을 '해랑달이랑 영농조합법인'은 말 그대로 신풍마을 부녀회원이 참여해 만든 것으로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만들어진 마을기업이다. 관내에서는 제1호 마을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처음 공동체 형성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회원들 각자가 자신들의 본업으로 바쁜 일상을 지내다보니 무작정 참여하기란 아무래도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 과정이 길지는 않았다"며 "마을발전을 위해 한명 두 명 뛰어들다보니 지금은 회원 전부가 마을기업 운영에 동참하게 되었고 이는 대단히 기쁘고 행복한 일"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김 대표는 또 "마을기업이 운영되면서 주민들 간 화합과 단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고 삶의 즐거움도 배가 되었다"며 "몸은 힘들고 고되지만 회원들 스스로가 마을발전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아끼지 않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효과도 더욱 기대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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