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장단 협의회에 바란다
[사설]이장단 협의회에 바란다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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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이장들이 모여 '강진이장단 협의회'를 결성했다. 이미 다른 시․군에도 협의회가 구성되어 있고 도단위 협력체도 있다고 한다.

 

앞으로 관내 이장들의 목소리와 힘이 그만큼 커지게 되고 이들의 요구와 주장이 자치단체 행정에 반영되는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장들이 마침내 협의회를 결성하게 된 것은 '처우개선'을 실현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

 

그동안 여러지역에서 이장들이 처우개선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정부와 자치단체마다 재원부족을 이유로 이를 외면하다시피 했고 지난해 가을에는 강원도 춘천시 이장협의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집단 사퇴서를 내기도 했다. 춘천시 이장협의회의 집단 사퇴를 계기로 이장 처우개선 문제가 전국 자치단체 행정의 과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제 이장들의 모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면서 이장들의 처우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행정과제가 된 것이다.

 

이장들은 자치단체 행정의 최일선 업무를 맡아 수행한다. 행정 사항을 마을단위 지역과 지역주민에게 스며들게 하고 지역주민의 요구사항을 자치단체 행정에 전달한다. 그래서 이장의 행정적 역할을 모세혈관에 비유하고 이들을 '준공무원'으로 부르기도 한다.

 

또 요즘은 역할이 더 많아져서 행정 업무 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 대소사를 직접 챙겨야 한다. 자신의 생업을 유지하면서 마을 공동체의 일을 추진하느라 항상 바쁘고 교통비 통신비의 지출도 큰 부담이 된다.

 

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월 10만원 수당으로는 도저히 정상적인 이장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 이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몇년이고 연임하거나 억지로 떠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에는 마을에 젊은 사람들도 적어서 60세 이상의 이장도 많고 이들은 마을에서 젊은 축으로 분류되며 온갖 일에 대처해야하는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월 10만원 수당과 마을주민이 거두는 소량의 곡식이 이장들의 고된 업무를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적어도 최일선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준공무원의 보수기준을 설정하고 재원을 마련해 이장들이 업무상 지출하는 실경비와 수당을 보장해야 한다. 이장 통장이 스스로 비용을 지출하며 마을 일을 보는 봉사직도 아니고 명예직은 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이장단협의회는 이렇듯 이장들의 처우개선 목적도 크지만 말그대로 각 마을에 조직원을 둔 사회봉사단체로써 지역발전에 기여해야한다는 책임도 가지고 있다. 그러기위해서는 이장들이 지역의 화합을 이끄는데 앞장서야 하고 각 마을단위에서부터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을 발휘해 주어야 한다.

 

또한 정치적 중립도 이장단협의회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중의 하나이다. 이장들은 마을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야 하고 다양한 정치성향의 사람들을 대표한 사람들이다. 이장단협의회가 자칫 정치바람에 휘말릴 경우 오히려 주민들의 분열을 조장하게되고 궁극적으로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가슴에 간직하길 바란다.

 

이장단협의회는 지역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단체다.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지역발전방향이 이장단협의회를 통해 다양하게 제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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