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추석을 쇠로 가는 사람들
도시로 추석을 쇠로 가는 사람들
  • 조기영 기자
  • 승인 2003.09.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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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추석쇠로 서울가네요

올해도 추석을 앞두고 서울에 사는 자식들을 찾아 역귀성을 준비하고 있는 군동면 라천리 박순례(여·78)씨.

자식들에게 가져갈 짐보따리를 꼼꼼히 매만지는 박씨는 서울에서 생활하는 자식들과 손자들을 만날 생각으로 마음이 들떠 있다. 올해 날씨가 좋지 않아 밭에 심은 콩과 깨의 작황이 나빠 자식들에게 나눠줄 양이 적다고 걱정하면서도 이것저것 챙기는 박씨의 손길이 더욱 바빠진다.

박씨가 명절이면 서울로 역귀성을 시작한 것은 5년전부터. 박씨의 3남 4녀의 자녀중 6남매가 서울에서 생활하다 보니 자식들 고생을 덜어줄 생각으로 역귀성을 하게 된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박씨는 설과 추석명절, 제사에 맞춰 서울에 있는 큰아들의 집을 찾고 있다.

올해도 박씨는 손수 재배한 깨와 나물등으로 짐을 꾸려 9일쯤 서울행 고속버스를 탈 예정이다. 박씨는 큰아들 집으로 모일 자식들과 함께 5일간 추석 명절을 보내고 이번 주말 다시 강진으로 돌아올 생각이다.

명절을 쇠러 서울에 올라가면 자식들이 편히 쉬어가라고 붙잡지만 밀려 있는 농사일을 생각하면 맘편히 있을 수 없어 박씨는 고향으로 다시 발길을 돌린다.

박씨는 “명절 때면 10시간이 넘게 걸려 고향집을 찾아오는 자식들이 안쓰러워 직접 서울로 찾아간다”며 “자식들 집을 찾을 때마다 서울에서 같이 살자고 하지만 아직 고향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조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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