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 먹으며 향수달랠랍니다"
"한국음식 먹으며 향수달랠랍니다"
  • 김철 기자
  • 승인 2003.09.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인근로자들의 추석맞이...관내 업체에 20여명 근무
추석을 맞이해 고향에 가는 기대감으로 밤잠을 설치는 출향인들에 비해 돈을 벌기위해 타국으로 건너온 외국인노동자들은 깊은 향수에 빠져들게 된다.

 

관내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더 이상 낫선 사람들이 아니여서 조선족을 포함해 20여명에 이른다.

 

성전면 월평리에 소재한 대원콘크리트에는 3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27명이 사원들이 근무하는 회사에서도 가장 힘든 콘크리트를 운반하는 생산직에 일하고있는 왕길동(39), 송건문(34), 풍명부(28)씨.

 

중국에 있으면 추석명절을 맞아 일주일에서 2주일정도 축제처럼 지내지만 타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명절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왕씨등은 지난 2월 외국인 연수생으로 한국을 찾았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왕씨등은 다른 현장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조선족이 아닌 한족이다.

 

한국말을 전혀 할 수 없어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힘들지만 온갖 몸짓을 써가면서 반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갔다. 콘크리트블록을 만드는 기계는 쉴세없이 돌아가고 아침9시부터 시작한 저녁6시가 되면 거의 녹초가 되버린다. 이렇게 해서 왕씨등이 받는돈은 100여만원. 담배값과 생활비를 제외한 80여만원은 고향인 중국 산동에 있는 처자식을 위해 송금해야한다.

 

타지에서 보내는 생활은 힘이 들었지만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대원콘크리트 최규달(43)사장의 노력으로 그나마 위로가 된다. 왕씨등은 매달 한번씩 영암에 있는 온천에 한번씩 다녀오고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음식을 먹고나면 고향에 대한 향수도 조금 참을 수 있게 된다.

 

왕씨등은 이번 추석을 회사직원들과 최사장의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한국전통음식을 먹으면서 처음맞이하는 추석에 대한 한가지 추억을 남길 것이다.

 

왕씨는 “한국말을 잘 못해요”라고 말하면서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중국에 갈 수 없다는 의사표시를 손가락과 표정으로 계속 나타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