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침 봉사하는 고병욱씨
수지침 봉사하는 고병욱씨
  • 김철 기자
  • 승인 200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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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농고 보일러 보수하는 기술직공무원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기술직공무원이 남모르게 3년째 무료로 수지침의료봉사를 나서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11년째 강진농고 보일러시설등을 점검하고 보수하는 일을 맡고있는 고병욱(47)씨가 그 주인공.

 

고씨가 수지침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 88년 디스크수술을 받은 고씨는 디스크통증이 심해지면서 오른쪽 다리도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치료를 위해 고씨는 수지침을 선택하게 됐고 책을 통해 독학으로 수지침을 배우기 시작했다.

 

계속된 치료로 몸이 점차적으로 나아지면서 고씨는 교직원들과 학생들에게 수지침 치료를 해줬다.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삐거나 다치는 아이들을 보면 고씨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아이들을 사택으로 불러 손수 침을 놔줬다. 그후로 교직원들과 학생들은 고씨를 ‘돌팔이 의사님’이란 애칭으로 불렸다.

 

고씨가 일반인을 상대로 의료봉사에 나선 것은 지난 2000년 매일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60대노인을 알게되면서부터다. 치료를 받은 노인은 퇴행성관절염으로 두다리를 거의 움직이지 못할정도로 중병이였지만 고씨는 환자에게 완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면서 정성껏 치료를 했다.

 

학교가 끝난 저녁시간을 이용해 이틀에 한번씩 치료에 나서는 것은 힘든일이지만 환자가 겪는 고통을 생각해 만사를 제치고 환자집을 찾았다. 노인의 치료가 효과를 보이면서 곳곳에서 고씨에게 수지침치료를 해달라는 부탁이 이어졌다.

 

고씨는 수지침봉사를 나서면서 지금까지 한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 고맙다고 건네주는 채소나 과일도 고씨는 진료를 안해주겠다는 으름장을 놓으면서 거절하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집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나선다는 고씨는 “디스크로 고통을 당해봐서 환자들이 겪고있는 고통을 얼마나 힘든지 알고있다”며 “일은 힘들지만 가지고 있는 작은 재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자체가 즐겁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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