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케이블TV시청료 인상. 주민들 불만 폭발
관내 케이블TV시청료 인상. 주민들 불만 폭발
  • 사회부
  • 승인 2003.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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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곳포함 볼만한 채널 10개 미만

지난 22일 오후 6시 케이블TV 호남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강진읍내 A씨의 가정. 방송사측이 관련법을 적용한다며 80여개에 이르던 채널을 8월부터 60개로 줄여 채널수가 대폭 줄어든 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다.

소위 가족형 상품이다. 반면에 요금은 1천원에서 6천원으로 폭등했다. 이 가정은 최근 부가세 600원이 포함된 6천600원의 지로 청구서를 받았다. 물론 KBS 시청료 2천500원은 전기세와 함께 꼬박꼬박 따로 내고 있다. 이 가정이 한달에 방송시청을 위해 지출한 비용이 9천100원에 달한다. 

케이블TV 방송의 질은 어떨까. 리모콘을 들고 60개 채널을 하나하나 돌려 보았다. 한 채널 건너띠고 광고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60개 채널중에 광고가 나오고 있는 방송은 모두 19채널. 40% 정도의 채널이 광고를 내 보내고 있는 셈이었다. 이중 80% 이상은 주민들의 소비욕구를 부추기는 홈쇼핑과 유사홈쇼핑 방송이었다.

거의 모든 채널이 방송중에 중간광고를 하고 있고 유사홈쇼핑 광고를 내보내고 있기 때문에 광고방영 비율은 줄어들지 않는다. 물론 케이블TV 방송들은 광고를 통해 엄청난 이윤을 챙기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사업등 부대사업을 장황하게 벌이고 있다.

그럼 4인 가족인 A씨의 가정은 케이블 TV를 얼마나 시청하고 있을까. 아침과 저녁시간에 주로 TV를 시청하는 A씨 부부는 KBS, MBC, SBS등 정규방송만을 보고 있다. 여기에 교육방송을 종종 시청하고 아주 특별한 경우 영화채널을 시청할때가 있다.

또 아이들이 만화영화를 보기위해 만화채널을 1~2개 보고 있다. 총 60개 채널중에 A씨 가족이 실제 시청하는 채널은 10개를 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아이들이 즐겨보던 ‘투니버스’라는 만화영화 채널은 가족형이 아니라 경제형으로 분류돼 4천원의 요금을 추가로 내도록 해 놓았기 때문에  요즘에는 시청 채널수가 더 줄었다. 경제형 이상의 채널을 시청하기위해서는 월 사용료 2천원씩의 컨버터를 따로 설치해야 한다.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채널선택권을 준다는 케이블TV가 대부분의 가정, 특히 농촌지역에서 얼마나 무용지물로 작용하고 있고, 엉뚱한 시청료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는지 A씨 가족을 통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속에서 주민들이 다른 방송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강진읍의 경우 호남방송과 서남방송이 진출해 있지만 이번에 두 방송 모두 가격을 똑같은 수준으로 인상했다. 케이블방송이 부담되면 일반 유선방송이라도 시청할 수 있어야 할 텐데 다른 유선방송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와는 달리 대도시의 경우 시청자들에게 선택권이 분명히 주어져있다. 광주의 경우 케이블 TV를 보지 않은 시민들은 월 4천원의 유선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물론 채널수가 70여개에 이르고 이번에 호남방송이 경제형으로 분류해 버린 ‘투니버스’나 ‘MBC드라마’, ‘슈퍼액션’등은 기본으로 제공되고 있다.

케이블방송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은 폭발직전이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1천원씩만 받는다며 가입자를 확보해 놓고 1년만에 시청료를 600%나 올리는 것은 주민들을 기만한 행위”라며 “사회운동단체와 봉사단체등이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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