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도시락 싸서 야외 스케치 한번 가실까요'
'선생님 도시락 싸서 야외 스케치 한번 가실까요'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2.01.13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0년전 만난 교사와 학생, 사제지간 초대전 열어
미술부 제자 11인 미술계 중견작가로 성장

지난 5일 강진아트홀전시실에서 사제지간 양규철과 제자들 초대전이 열려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초대전은 40년 전 관내 성전중, 강진중, 도암중을 다녔던 15,16살 까까머리 개구쟁이 남학생들과 30대 미술선생으로 만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열어 의미를 더했다. 40년의 세월을 거슬러 중학생 시절로 돌아간 스승 양규철(73)화백과 이재훈(53), 김이천(53), 송철종(51), 조영길(50), 윤세윤(50), 김충호(50), 김종안(49), 김흥두(49), 김하기(47), 이호국(46), 윤영필(43) 11인의 작가가 가장 아름다운 사제지간 미술역사를 그려낸 것이다.
 
지난 72년. 작천중에 33살의 양규철 화백이 부임해왔다. 양 화백은 학교에 미술부를 새로 만들었고 학생들에게 미술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2년 뒤 성전중에 가서도 미술활동을 했다.  강진중에서도 미술에 소질 있는 학생들을 미술부에 들어오게 했다. 도암중에서도 제자들이 전국대회에 나가 상 받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아 미술부학생들을 광주조선대미술전 등에 참가시키며 실력을 키워 주었다. 미술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었던 양 화백은 지역에서 15년간 화가의 롤 모델이 되어 15,16세의 학생들을 지도하며 미래의 화가 꿈을 심어 주었다.
 
양 화백은 자신이 근무한 학교에서는 미술부학생들과 함께 시멘트를 이용해 희망탑, 생각하는 학생과 화단을 만들며 조소와 조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였다. 또한 주말이면 미술부학생들과 점심도시락을 싸들고 자전거를 타고 석교다리 밑, 향교, 남포, 금곡사, 저수지 등 지역 곳곳의 장소를 찾아다니며 자연 그대로를 채색했다. 이때 선생님은 2장, 제자는 1장의 그림을 그리게 하였고 스케치한 그림들은 들판, 담장아래에 줄줄이 펴놓고 같이 감상하며 장점들은 칭찬해 학생 스스로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당시는 학교에 미술실이 별도로 없었기 때문에 자연이 미술실이었고 교사는 미술 친구가 되어준 것이다.
 
자연미술과 자연채색을 스승에게 배운 제자들은 화가의 길로 접어들었고 40·50대의 중견작가들이 되었다. 작가들은 스승에게서 배운 기초 위에 독자적인 조형언어와 철학으로 조형화한 작품 30점을 아트홀전시실에 전시하였다. 작품에는 작가들이 중학생시절 스승과 함께 그림물감과 도화지를 들고 누볐던 금곡사, 바닷가, 들판, 산 등 풍경들을 화폭에 담아냈다.  
 
이번 초대전은 졸업 후 서울, 광주, 강진 등에 터전을 둔 제자들이 지난해 5월 광주에서 열린 스승 양규철화백초대전을 계기로 모이게 되었고 뜻을 모아 오늘의 시간을 만들어 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