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자기로 품격 높여보세요
생활자기로 품격 높여보세요
  • 김철 기자
  • 승인 2003.08.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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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민간요 다양한 생활자기 제작 판매

청자로 만들어진 찻잔에 녹차를 한 잔 들이키면 그 누가 부러울까. 커다란 주병이나 매병에 새겨진 학을 쳐다보는 것보다 녹차를 마시며 처다보는 찻잔의 은은함이 나을 것이다.

책이나 TV를 통해 청자를 바라보는 것보다는 직접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것이 수백년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인 옛 도공들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요즘 청자촌을 찾으면 각 판매장마다 다기세트, 반기세트등 다양한 생활자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생활자기는 찻잔세트와 밥그릇이 포함된 반기 세트, 컵, 연필꽂이통 등 생활 속에서 흔히 가까이 할 수 있는 자기를 말한다. 엄밀하게 따지면 생활자기와 예술자기를 구분하는 것은 애매하다.

생활자기는 가격을 떠나 실제 생활속에서 얼마나 자주 사용하느냐 여부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생활자기도 작품성에 따라서 예술작품과 같은 높은 가격이 된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 매년 청자문화제가 되면 대형작품위주로 전시 판매하던 것이 4년전부터 청자를 일반주민들도 부담 없이 구입할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가 확산되면서 청자사업소는 물론 대부분의 민간요에서도 생활자기들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현재 청자를 생산하고 있는 1개의 관요와 청우요, 도강요를 비롯한 11개 민간요에서 요의 형편에 따라 10%를 밑돌거나 생산량의 거의 대부분을 생활자기를 생산하는 곳도 있다.

처음 청자촌이 문을 연 97년도에는 작품위주의 생산을 해 생활자기 생산이 지금과는 달리 극히 미미했다. 전반적으로 생활자기는 크기가 작아 가격은 작품용에 비해 싼 편이다. 생산하는 요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천원하는 녹차 잔부터 10만원이 넘는 밥그릇, 국그릇 등의 반기세트까지 다양하다.

생활자기도 모든 도자기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만들었지만 가마에서 나오는 작품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그만큼 작품이 나오는 것이 태토와 유약과 불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는 뜻이다. 생활자기도 청자일 경우 청자로서의 작품성도 함께 가지고 있어서 색깔이 청자본래의 비취빛을 띠지 못한다면 그만큼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자기의 무늬와 형태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색깔과 형태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자문화제를 준비한 각업체별 생활자기를 보면 청자사업소에는 예년에 비해 많은 양의 생활자기를 준비하지 못했다. 작품위주의 청자문화제를 준비해 지난해에 비해 생활자기의 양을 크게 줄어들었다. 개인요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청자다기, 청자반기등을 제작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업체들의 통틀어 보면 대략 전체 생산량의 30%정도가 생활도자기를 준비했다. 일반 생활자기의 가격은 청자사업소와 개인요들이 크게 차이없이 비슷하다.

일반 청자생활자기는 2천원대의 소주잔을 시작해 차스푼등 저렴한 가격대의 소품을부터 5천원~1만원대의 머그잔, 2만원대의 부부반상기세트, 3인다기세트는 5만원대, 5인다기세트는 1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주방에서 흔히 사용하는 접시도 크기에 따라 6천원에서 2만원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져 판매에 나서고 있다.

생활자기도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요들의 독특한 양식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일반 청자로 단일화됐던 생활자기를 상감기법을 도입하거나 맥반석이나 황토를 섞어 만든 다양한 생활자기들이 선보이고 있다. 또한 작품성도 뛰어난 작품들이 늘고 있어 일반 매병작품보다 가격이 더높게 형성되는 고가 생활자기도 선보이고 있다.

청자촌 제일 안쪽에 위치한 도강요등에서는 청자로 된 생활자기외에도 원적외선을 방사해 몸에 좋다는 맥반석으로 된 생활자기들을 제작 판매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맥반석 반기, 맥반석 밥솥, 맥반석 시루, 맥반석 뚝배기등 다양하게 판매된다. 주로 판매되는 공기는 3개에 1만원, 국그릇도 3개에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맥반석은 원적외선이 방출돼 음식이 변하지 않고 맛도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자촌 앞에 위치한 탐진도자기, 청자도예등에서는 품격이 한층 높아진 고가의 생활자기를 판매하고 있다. 일반 머그잔에서 청자상감기법을 도입해 일반 청자머그잔보다 두배정도 가격이 높게 판매하고 다기세트와 반기세트에도 상감기법을 도입해 생활자기를 예술작품화하고 있다. 청자촌으로 들어가기 전에 대구면 저두리에 위치한 금릉도자기등에서는 다른 민간요에서는 보기 힘든 독창적인 생활자기를 볼 수 있다.

금릉도자기에서는 실험적이고 편안한 생활자기들을 만들고 있다. 밀대로 밀어서 만드는 판성형을 많이해 생선접시, 과일접시, 쟁반 등을 만들어 도공의 손맛이 그대로 전해지게 만든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일반 생활자기의 형식을 깬 실험적인 작품들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부부들에게 큰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투박한 생활자기 보다 고급 음식점에 사용할수 있는 깔금한 디자인을 갖춘 생활자기도 선보이고 있다. 청우요등에 가면 일반 접시에서 벗어나 연꽃무늬등 다양한  여러 가지 문향을 가진 접시와 학문향이 그려진 접시등을 판매한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5천원에서 2만5천원까지 판매되고 있다.
도자기업체 이가희(여.39)씨는 “생활자기가 대체로 크기가 작아 작품용보다는 작업이 쉬울 것 같지만 똑같은 정성과 시간이 들어간다”며 “생활자기도 고급성을 띄면서 앞으로는 생활자기와 작품용 자기가 구분이 여려워질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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