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청자 공모전’의 의미
강진 ‘청자 공모전’의 의미
  • 특집부 기자
  • 승인 2003.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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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관요박물관장 최  건(陶磁史)


최근 들어 ?청자의 위기?라는 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리곤 한다. 20세기 전기 삼십년, 그리고 삼십년간 공백기를 거쳐 70년대부터 열풍과 같이 타올랐던 청자의 열기가 다시 삼십년이 지난 세기 말에 꺼져가고 있는 현상이 청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위기라는 인식을 들게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청자가 위기를 맞게된 데에는 피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 되었다. 하나는 수준 높은 청자 애호가들의 대부분이 일본인들이었고 70,80년대에 무조건적으로 한국 청자를 열망했던 그들이 90년대를 지나면서 열기가 식어간 데 있으며, 다른 하나는, 상고주의(尙古主義)적인 일본 애호가의 취향을 채우는데 급급하거나 아니면 상투적인 제작 관행으로 국내외의 새로운 소비층 발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건조한 한국 청자의 현실에서 고려청자의 산실인 강진에서 주관하는 ?청자 공모전?은 관련된 이들에게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금년 세 번째 공모전 출품작들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거나 출품자들이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점은, ?강진 청자 공모전?이 행사의 규모를 떠나 질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공모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전시는 일반부와 학생부로 구분하였다. 학생부의 경우 종전과 달리 전국 대학에서 응모하여 청자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 주었다. 더구나 이천 소재의 대학에서 기량이 뛰어나고 참신한 조형의 응모작들이 눈에 띠게 많았던 점은 인상적이었다. 주변 환경과 담당 교수들이 젊은 학생들에게 청자에 대한 열정을 심어준 결과가 아닐까.

일반부의 응모작은 현재 우리 청자의 완성도에 비해 질적으로 다소 낮은 경향은 있지만 조형과 장식 디자인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상 작품인 정교한 투각 장식의 이중 병의 경우 관례적인 구성과 달리 새로운 문양 구성과 예리한 칼 솜씨로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었는데, 이렇게 관습과 같이 늘 해오던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청자 공모전’을 바라보며, 고려시대 청자의 중심으로서 강진, 다시 말하면 영원한 존재로서 한국 청자의 중심에 강진의 의미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 ‘청자 공모전’이 앞으로 우리 한국 도자가 지향해 나가야 할 방향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함께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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