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 한 땀 온정을 더했어요"
"한 땀 한 땀 온정을 더했어요"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1.12.27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 동안 140여개 전달

"목도리를 뜨개질하다 보면 한 땀 한 땀,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게 돼요. 지난해 이웃 어르신들께 손뜨개 목도리를 선물해 드렸는데 무척 좋아 하시더군요. 행복했어요"
 
해마다 손수 뜨개질한 목도리로 사랑을 전하고 있는 주민이 있어 본보기가 되고 있다. 칠량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최은주(39·군동면)씨가 그 주인공, 그녀는 평소에도 세 자녀에게 털옷과 모자 그리고 털목도리를 만들어 줄 정도로 뜨개질을 즐겼다. 그러나 바쁜 일상생활에 뜨개질을 하는 여유는 잠시 뿐이었다.   
 
그러던 그녀에게 이제는 매일 대바늘이 그녀의 손을 떠나지 않는다. 그녀가 뜨개질 삼매경에 빠진지도 올해로 2년째. 아이들의 목도리를 만들다 내친 김에 이웃들에게 조그마한 목도리라도 하나씩 떠 줄까 하던 마음은 어느덧 누군가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는 믿음과 그로 인한 기쁨으로 다가왔다.  
 
최씨는 지난해 목도리 100여개를 만들어 이웃에 전했다. 50개는 강진군청에 전달해 관내 소외계층에 전달될 수 있도록 했고 남은 40개는 군동면 사랑의 집을 직접 찾아가 노인들에게 선물했다. 나머지 12개는 칠량면 '행복한 집'으로 보냈다.
 
목도리 한 개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을 넘기기도 했다. 목도리 하나 만드는데 드는 실 값은 대략 1만2천원쯤, 완성품을 사는 것이 싸고 편할 수 있지만 좋은 실에 사랑과 정성이 묻어난 것을 따져보면 아깝지 않은 금액이라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최 씨는 올 한 해 정성스럽게 짠 목도리 역시 지난 12월초 강진군수화통역센터의 주민들에게 선물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선물에 대해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올해는 40개 밖에 못 만들었어요. 실타래를 구하지 못한 것이 큰 문제점으로 작용했죠. 많은 분들에게 따뜻함을 전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요"
 
최 씨 자택을 방문한 지난 21일, 학교업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최 씨는 이날도 지친 몸을 가눌 새 없이 곧바로 실타래를 풀어갔다. 실 한 가닥에 마음 한 자락, 그녀의 목도리는 어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 주는 특별함일지 모른다.  
 
최 씨는 "비싸거나 큰 선물은 아니지만 시간을 쪼개서 틈틈이 정성스럽게 만들었기에 무엇보다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내 작은 정성으로 어려운 이웃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고 밝혔다. 최씨는 현재 강진경찰서에 근무하고 있는 임형봉(47)경사와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