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공적 다시 찾게 돼 기쁩니다"
"아버지의 공적 다시 찾게 돼 기쁩니다"
  • 김철 기자
  • 승인 2011.11.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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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focus] 훈장 되찾은 마량면 서중마을 양양순씨 가족

마량면 서중마을 故 김점수씨 자택 화랑무공훈장 전달식
6·25 참전 유공자 공로 50여년만에 되찾아

마량면 서중마을 주민들이 모처럼 환하게 웃는 일이 생겼다. 이 마을 출신 고(故) 김점수씨의 집에서 조촐한 마을잔치가 열렸다. 그 이유는 김 씨의 화랑무공훈장이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마량면 서중마을 고(故) 김점수씨 집에서는 6·25참전 무공유공자 화랑무공훈장 수여식을 가졌다. 3대대 조현대 대대장을 비롯한 군인들과 윤병현 마량면장, 지역주민들이 수여식에 함께 자리했다.
 
이번 수여식은 육군에서 훈장 찾아주기 사업으로 6·25전쟁 당시 부대를 옮기거나 전역으로  훈장을 받지 못한 참전 유공자의 기록을 찾아 훈장을 수여하고 있는 것이다.
 
수여식이 진행되면서 고 김점수씨의 부인 양양순(76)씨는 한없이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연이어 읊조렸다. 그동안의 어려웠던 삶의 굴곡을 그대로 표현하는 말들이었다. 그옆에는 다섯째 아들인 김승철(39)씨와 부인 김재경씨가 묵묵히 고마움을 표시했다.
 
부인 양씨가 받아든 상장에는 남편 김 씨에 대한 기록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김 씨는 제6보병사단 육군일등병, 군번 0656467, 훈장수여날짜는 1954년 10월 15일로 기록하고 있었다.
 
이런 김 씨의 기록은 양씨에게 한없는 눈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부인 양씨가 결혼한 것은 지난 1955년도. 전쟁에서 허벅지와 발목에 총상을 입은 남편 김 씨는 평생 병마와 싸우다 4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남은 5남2녀의 자녀들은 고스란이 부인 양씨의 책임이었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날품을 팔아가면서 아이들을 키워 내야했던 어려운 양씨의 세월은 계속됐다. 양씨의 노력 끝에 자식들은 장성했고 6·25전쟁에서 총상을 당한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자식들이 직접 병원 기록을 찾고 사라져 버린 아버지의 군번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아 포기하고 생활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렇다보니 갑자기 육군에서 연락이 와서 다시 훈장을 주는 행사에 가족들의 기쁨을 두배로 다가왔다.
 
조현대 대대장은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배들의 훈장을 뒤늦게나마 찾아드릴 수 있어 영광이다"며 "그들의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국가 안보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훈장을 받은 양 씨 가족들은 기쁨도 잠시. 아직도 바지락과 꼬막 채취 등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은 어렵게 생활해온 참전유가족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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