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산 자락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신천마을은 지난 1973년 학림마을과 분리되면서 독립마을을 이루게 됐다. 현재 마을에는 36호 70여명의 주민들이 복분자, 딸기, 고사리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며 소득을 올리고 있다.

주민들, 친환경 농산물 재배로 새 농촌 건설 비지땀

화려한 봄꽃을 대신해 짙푸른 신록이 천지를 뒤덮고 있다. 간간히 뿌려대는 봄비는 대지의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맘때면 농촌마을은 봄 농사 준비에 더없이 분주하다.     
 
지난 23일 찾아간 강진읍 신천마을. 마을은 북쪽으로는 임천저수지를 끌어안고 남쪽으로는 만덕산 자락을 업었다. 구름 한 점 없는 상쾌한 하늘이 만덕산 위로 걸려 있다.

저수지에 가득 차있는 물은 봄 햇살에 차지게 반짝였다. 신천마을은 산, 호수, 들을 모두 가진 한 폭의 풍경화 같은 마을이다.

그 황홀한 풍광 뒤에는 척박한 자연환경에 스스로를 길들이며 살아온 주민들의 삶이 녹아 있다.

요즘 마을 들녘은 주민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가득했다. 모판을 나르는 주민들과 논두렁을 정비하는 농민들로 겨우내 조용하기만 하던 마을이 시끌벅적하다.

트랙터가 굉음과 함께 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땅을 평평하게 갈고 있다.   
 
   
주민들은 각종 나무와 꽃들을 곳곳에 심으며 마을 전제의 분위기를 안온하게 바꾸었다.
신천마을은 지난 1973년 학림마을과 분리되면서 오늘날 이르고 있다. 마을지명은 '도리매'라고 불리어 오다가 1800년대 중엽 대홍수가 나서 예전에 있던 천(川)이 메워지고 그 냇줄기가 새로운 천이 되었다고 해서 신천(新川)이라고 바뀌어졌다.
 
마을의 최초 입향 성씨는 해남윤씨이다. 해남윤씨 신천파 윤성일씨의 부인 민씨가 도암면 지석리에서 남편과 사별하고 난 후 두 아들을 데리고 신천마을로 이거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 마을은 청주김씨, 경주이씨, 담양전씨 등 여러 성씨가 마을의 구성원을 이루면서 36호 70여명의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대로 땅을 지키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개발에 얽매이지 않고 논일 밭일을 하며 대를 이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마을 구석구석에 복분자 밭이며 딸기하우스, 축사가 자리 잡았다.
 
마을의 토양은 사질토와 양질토로 농사짓기에 적당하다. 양질의 토양 때문에 마을에서 수확되는 곡식의 양은 항상 풍년이었다. 밭이 많았던 것도 오늘날 다양한 밭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지난 2007년부터 호박고구마 수확을 이루던 주민들은 이듬해인 2008년도에 복분자 재배에 뛰어들면서 강진산 복분자 생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마을에는 고사리 재배가 한창이다.

올해부터 6농가가 7,394㎡(2천400여평) 면적에서 고사리 재배를 실시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강진산 고사리까지 출하를 앞두고 있다. 
 
마을에 대해 윤중호 이장은 "마을에 경조사가 있을 때는 주민들이 백미 한 되를 전달하며 일을 도와주는 상포계가 아직도 운영되어 있다.

상포계와 같은 큼직한 공동조직은 주민들 간의 우애와 단결심을 키워주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진솔하고 정이 넘치는 모습이 가장 큰 자랑이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지혜는 마을을 가꾸고자 하는 열정을 낳기도 했다. 지난 2008년부터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마을가꾸기에 나서고 있다. 각종 나무와 꽃들을 마을길에 따라 심어 마을 전체의 분위기를 안온하게 바꾸었다.
 
저녁 7시가 되면 마을회관은 또다시 주민들로 북적거린다. 지난 3월부터 매주 3차례 회관에서 실시되고 있는 요가교실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2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오는 11월까지 실시하는 요가교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마련한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친 주민들이 그날의 피로를 풀기 위한 시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신천마을회관에서는 매주 3차례씩 요가교실이 열리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이 고령화를 맞다보니 70~80대를 이루고 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젊음으로 가득하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오늘날 신천마을은 녹색농촌 체험마을 조성을 위해 복분자 작목반, 딸기 작목반, 고사리 작목반의 운영과 도시민 방문객의 확대를 추진하면서 소득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매년 마을을 찾는 관광객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주민들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가고 있다.  

신천마을 출신으로는 서울에서 경찰공무원으로 재직중인 윤영채씨, 광주에서 교직생활을 하다 퇴직한 윤 주씨, 인천한방병원 원장인 윤홍철씨, 보성군청 산림과장을 역임한 윤순열씨 등이 있다.

   
 
마을주민 윤화자 씨-"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는 마을"

마을회관 뒤편에서 고추재배를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윤화자(73)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웠다.

윤씨는 해마다 66㎡(20여평) 남짓한 텃밭에서 재배한 고추를 자식들에게 보내는 재미로 고추농사를 짓고 있다고 밝혔다. 
 
윤 씨는 "지난해에는 고추수확이 좋지 않아 본전치기나 했을 정도다"며 "올해는 아직까지 기대해볼 만 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나이 23세 때 도암면에서 시집을 왔다는 윤씨는 지난 30여년 동안 홀로 4남매를 키워냈다. 남편이 후두암으로 윤 씨의 곁을 떠나면서 이후 억척같은 삶을 살아왔다. 모두가 자식들을 위함이었다.
 
이에 윤씨는 "남의 밭일을 하고 식당에서 주방일도 해보며 자식들을 키웠다"며 "고생해서 훌륭하게 키워 놓은 만큼 자식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고 밝혔다.
 
마을에 대해 윤씨는 "마을은 조용한 농촌마을 풍경에 비해 주민들이 많고 마을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보니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진다"며 "주민들이 많아도 다투는 일 없이 서로 화합하며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마을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