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수 없는 사람] 탁월한 다산학 해석 김용옥 교수
[잊을수 없는 사람] 탁월한 다산학 해석 김용옥 교수
  • 문화부
  • 승인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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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환<강진군수>
▲ 군수 취임후 서울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김용옥교수(좌측)를 다시 만났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던가.. 강산이 2번이나 변했음직한 20년전인 1983년 겨울, 하얀 무명 한복을 차려입은 20명의 답사팀이 다산초당을 찾아왔다.

 

강직하게 보이는, 당시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계신 김용옥 교수님이 다산선생께서 18명의 제자와 함께 학문에 정진하셨듯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철학과에 재학중인 학생 18명의 제자들과 함께 다산의 체취를 직접 느끼고 또다른 다산의 후예를 길러내기 위해 그 머나먼 천리길을 떠나온 것이다.

나는 김교수님 일행이 다산초당이 있는 귤동마을에 머무르는 기간동안 숙식걱정을 하지 않고 다산에 대한 토론과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는데 나 또한 다산에 심취해 있었던 터라 이들 일행이 너무도 반가웠고 이념의 동질성에 대한 고마운 심정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이 여러 나라의 외국어에 대해서 능통할 수는 있지만 한학에 능통하기는 어렵다. 내가 다산지기 생활을 해 오면서 수많은 학자와 관광객을 만나보았으나 김용옥 선생처럼 다산이 쓰신 책(사실 다산이 쓰신 책은 옥편에도 나오지 않는 한자가 많다)을 막힘없이 줄줄줄 읽어가고 해석을 해낸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

무릎을 덮을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던 어느 날 신경통으로 걸음조차 걸을 수 없는 상황에서 만덕산 정상까지 기어오르다시피 힘들게 오르던 김용옥 교수님의 대단한 의지와 집념에 대해서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단순한 다산지기에서 본격적으로 다산학을 연구하고 다산학을 강의 하게 된 것은 김용옥 교수님의 제의를 받은 이후였다. 처음으로 고려대학교 재학생들에게 다산사상에 대해서 강의를 해 주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

고려대 학생들에게 다산학 강의를 실시한 이후 다산사상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공부를 계속하게 되었으며 군수가 된 지금까지도 수많은 문화답사를 위한 관광객들이나 대학 강단에서 다산학 강의를 계속할 수 가 있었던 것은 대학교수로서 양심선언으로 교수직에서 물러날 만큼 뚜렷한 역사인식을 가지신 도올 김용옥 교수님과의 인연이 아니었다면 이 모두가 이루어내지 못할 희망사항에 그치지나 않았을지 모른다...

 

그래서 내 인생에 있어서 도올 김용옥 교수님과의 만남은 오늘도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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