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보수에 멀쩡한 사무집기 교체까지...
청사보수에 멀쩡한 사무집기 교체까지...
  • 조기영
  • 승인 2003.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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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군동 주민자치센터 파행 추진
▲ 군동면사무소 창고에 교체된 사무실 집기가 수북히 쌓여있다.

강진군이 면사무소에 주민자치센터를 추진하면서 대부분의 예산을 청사를 보수하고 멀쩡한 사무집기를 새것으로 바꾸는데 사용하고 있어 주민자치센터가 면사무소 수리하는 사업이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주민자치센터는 도시의 동사무소나 농촌의 면사무소를 활용해 주민들에게 복지시설을 제공하겠다는 사업으로 강진의 경우 지난해 5월 성전면에서 시범적으로 시작됐으며 올해는 다음달초 대구면사무소와 군동면사무소가 개소식을 갖는다.

그러나 대구면은 주민자치센터 예산 1억원중 6천800여만원을 청사 개?보수 비용으로 사용했으며 2천500여만원의 예산을 면자체적으로 편성해 물리치료실과 체력단련실이 들어갈 건물을 따로 신축했다. 또 면사무소 개보수 과정에서 직원들의 집기를 모두 새 것으로 교체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집기들은 행사때 활용한다며 면사무소 창고에 쌓아 놓고 있다.

대구면은 면사무소 개보수와 집기 교체를 위해 이처럼 많은 비용을 사용했지만 주민자치센터에 설치되는 온열치료기와 운동기구등을 구입하기 위해 책정한 비용은 1천600여만원에 불과하다.

군동면 주민자치센터의 경우 총 사업비 1억여원 중 6천700여만원을 청사 바닥공사와 화장실 보수등 시설개보수 비용으로 사용됐다. 또 군동 역시 대구면과 마찬가지로 청사를 개보수하면서 기존에 면사무소에서 사용하던 집기들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 했다. 군동면은 예전 집기를 몇몇 관공서에 나눠 주고 나머지 집기들은 각 마을에서 원할 경우 배급할 수 있다는 애매한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

군은 올 하반기에 신전, 작천, 옴천 지역에 주민자치센터를 개소 할 예정이지만 이들 면사무소 역시 대구나 군동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여서 이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범지역인 성전면자치센터의 경우 인터넷정보실, 체력단련실, 물리치료실은 하루 평균 10여명의 주민들이 찾는데 그치고 있으며 당초 다섯가지 였던 운영프로그램도 이용 주민들이 없어 올해는 세가지로 축소해야 했다. 성전자치센터는 근처에 성화대학을 끼고 있고 인구도 많은 편이여서 여러가지 조건이 좋다는 지역이었다.

대구의 한 주민은 “면사무소에 체력단련실을 꾸며 놓은들 이용할 주민이나 있겠느냐”며 “주민자치센터를 만든다며 면사무소를 번듯하게 꾸미고 멀쩡한 집기를 교체하는 것을 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신청한 면을 대상으로 올해 예산이 책정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농촌지역에서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은 사실상 어려움이 많아 청사 환경정화 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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