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장례는 우리가 책임짐니다"
"독거노인 장례는 우리가 책임짐니다"
  • 김철
  • 승인 2003.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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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 포크레인 삼형제의 '찐한' 지역사랑
▲ 김철호씨 가족들이 부모 형제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밑줄 좌로부터 막내 김운식씨 부인과 아버지 김봉암씨, 어머니 조남숙씨, 막내 조운식씨가 자리하고 있다. 윗줄에는 둘째 김종철씨와 사촌동생 김산씨가 함께하고 있다.

병영 성동리에서 중기회사를 운영하는 김철호(37)·종철(36)·운식(32)씨 삼형제는 병영에서 포크레인 삼형제로 통한다. 삼형제가 모두 포크레인 전문가다. 어버지 김봉암(68)씨의 영향을 받아 10여년 전부터 모두 포크레인 장비를 구입해 사업을 하고 있다.

 

삼형제의 포크레인은 자신들의 영업활동 외에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된다. 삼형제는 가족없이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의 장례식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독거노인이 사망했다는 연락이 오면 막내 운식씨가 사촌동생 김산(30)씨와 제일먼저 찾아가 염을 하고 입관을 한 다음 장례를 치뤄주고 있다. 봉분을 하는 포크레인은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제공하고 있다. 이 일이 벌써 6년째다. 

 

젊은 사람이 없어 장례식 조차 치르기 어려운 요즘, 김씨 삼형제의 포크레인은 수십명의 일을 해내는 일꾼이 아닐 수 없다. 면에서는 약간의 보조금이 지원되지만 지역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처리한다.

 

삼형제는 또 새민천이라 불리는 마을인근 천을 매년 봄 포크레인을 이용해 무료로 정비해 주고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지만 당연히 할일이라며 포크레인을 가지고 정비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삼형제가 고향을 아끼는 마음은 주변에 소문이 자자하다. 병영성복원 축제준비로 한참 바쁜 지난 4월 김씨 삼형제는 가장 바쁜 시간을 보냈다.

 

장비를 가지고 일을 나가면 하루 30여만원의 돈을 손에 쥘 수 있었지만 삼형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면의 행사를 위해 청년회의 일원으로 바삐 행사준비에 나서야했다. 재경향우회와 재광향우회 행사가 치러질때도 묵묵히 잡일을 도맡아 했다. 병영면의 모든 행사에서는 삼형제가 발벗고 나서고 있다.

 

포크레인 삼형제는 우애가 돈독하기로 소문나 있다. 삼형제는 4년전까지만 해도 아버지 김씨에게 모든 돈을 맡겨 모두 관리하게 했다. 생활비를 타서 사용했다. 덕분에 사업도 번창해 갔다. 장비를 새로 살때는 아무도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주 기독병원에서 담석증으로 아버지 김씨가 수술을 받으면서 가족의 화목은 한번 더 확인됐다. 삼형제는 하루종일 공사현장에서 힘든일을 마친후에도 병문안을 위해 매일 광주를 찾는 효성을 보였다.

 

둘째 김종철씨는 “가족들의 우애는 서로 욕심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살아가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 같다”며 “고향에서 형제들과 함께 살수 있는 사실만으로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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