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박노식씨 "나는 강진사람"
'살인의 추억' 박노식씨 "나는 강진사람"
  • 김철
  • 승인 2003.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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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읍 팔영마을 출신, 강진농고 졸업...각고의 노력끝에 '인기짱'
▲ 박노식씨(우측)가 인기 영화배우 송광호씨와 극중에서 열연하고 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 지역출신 배우가 열연을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화성연쇄 살인사건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영화속에서 백광호역을 맡아 능청스런 바보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더한 박노식(33)씨.

지난 10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들려오는 박씨의 목소리는 우렁차고 밝았다. 영화속에서 나오는 백광호의 어리숙한 목소리로 들려오는 “나야 잘 모르지~”는 들을 수 없다. 오는 23일부터 연장공연에 들어가는 연극 ‘날 보러와요’를 대비해 연습을 하고 있다는 박씨는 고향 ‘강진’이라는 말에 흥분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박씨는 “지난 98년 어머니가 서울로 이사와 고향에는 가족이나 친척들은 없다”며 “10여년간 긴 무명생활을 했는데 이번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 고향까지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부끄러워 했다.

영화는 영화속에서 박씨의 대사인 “나야 잘 모르지”는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어가 되면서 인터넷홈페이지에 박씨의 회원이 3천명이 넘어섰다고 밝힌다.

강진읍 영파리 팔영마을 출신인 박씨는 강진중학교와 강진농고를 마친 1990년 경기도 부천으로 상경했다. 영파교회에서 연극이나 꽁트등 공연을 가졌던 박씨는 평소 연극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나 사시(斜視)라는 신체적결함 때문에 꿈을 접어야했다. 기계를 만드는 프레스센터공장에서 일을 하던 박씨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두차례의 교정수술을 받은후 하고싶던 연기에 전념할 수 있게됐다.

극단 ‘물뫼’에서 연기를 시작한 박씨는 ‘늙은 도둑 이야기’ ‘안 내놔 못내놔’ ‘굿 닥터’ 등 15편의 연극을 출연했으나 생계를 위해서는 다양한 부업을 해야했다. 자전거수리공, 노점상, 야식배달부등 일을 하며 영화와 연극계에서 10년간 연기를 해온 박씨지만 흥행과는 인연을 맺지못했다. 또한 연기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유독 오디션에서 약했던 박씨에게 긴 무명의 생활이 뒤따랐다.

박씨가 긴 무명생활을 끝내게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 캐스팅된 사연도 이채롭다. 일반 영화는 제작발표회에 주, 조연을 밝히는 것과 달리 살인의 추억은 영화촬영이 한달정도 지난후에도 중요역할인 ‘백광호’역을 찾지못했다. 극중 역할을 소화하기위해 동대문시장에서 80년대 체육복과 고무신을 챙겨가져간 박씨의 열정에 백광호배역이 정해진 것이다.

영화가 개봉한후 몰래 고향을 한번 다녀갔다는 박씨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갑작스럽게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연극이 끝나고 기회가 주어지면 고향에 한번 들려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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