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효친사상 아름답게 전해 오는 곳
경로효친사상 아름답게 전해 오는 곳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0.11.26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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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면 오산마을

▲ 오산마을은 지금으로부터 500여년 함양박씨 후손들이 처음 이거해왔으나 이후 다양한 성씨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마을을 형성해갔다. 현재 80여명의 주민들은 함께 참여하는 경로잔치를 마련해 화합과 단합을 높여가고 있다.

500여년전 함양박씨 이거 자자일촌 형성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지나면서 계절은 어느덧 겨울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갑작스런 추위에 가을흔적은 사라진 채 온통 들녘은 겨울로 접어드는 모습을 나타낸다.

휑해진 들녘이 계절의 변화를 더욱 실감하게 한다. 초겨울의 매서워진 날씨가 마음시린 주민들을 더욱 움츠리게 하고 있는 가운데 찾은 곳은 성전면 오산마을.

강진읍에서 성전방면으로 향하는 솔치재를 따라 5㎞정도를 달리다보면 명동교를 지나 성전과 작천방면으로 나뉘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좌측 성전방면으로 300여m를 더 달리다보면 우측방면으로 오산마을을 알리는 이정표를 볼 수 있다.
 
오산마을은 지금으로부터 500여년 전 함양박씨 후손들이 이거해와 자자일촌을 이루면서 마을을 형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산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다양한 표지판들이었다. 입구에는 '친환경농업선도마을'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널따랗게 펼쳐진 들녘 곳곳에 '친환경농업'이라고 적힌 큼지막한 팻말들이 보였다.

또한 '농촌건강장수마을'이라고 적힌 표지판은 마을입구 버스정류장 옆에 세워져 주민들의 모습을 그대로 비춰내고 있는 듯 보였다.  
 
오산마을은 관내에서 가장 높은 고령인구분포를 나타내고 있는 마을 중에 한 곳이다. 현재 9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은 80대 이상의 주민들이 20여명에 달하고 있었다.

▲ 지난 2008년도에 조성된 오산마을 쉼터는 주민들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마을 인구수에 2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치로 70대 주민들까지 포함하면 40%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주민 박재묵(76)씨는 "예부터 오산마을은 장수노인이 많았던 지역 중 한 곳이었다"며 "산수에 따른 영향도 있겠지만 주민들의 경로효친사상과 더불어 고령층들을 위한 건강관리실과 쉼터 등 다양한 시설들의 발달 등이 뛰어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오산마을은 지난 2006년부터 지난 2008년도까지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되면서 정부로부터 각 종 지원금을 받아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쳐나갔다.
 
마을회관 옆 건물에 노인건강관리실을 만들어 운영했고 지난 2008년도에는 마을회관 앞에 주민들의 휴식을 위한 팔각정과 장수마을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주민들의 건강도모를 위한 시설을 마련했다. 
 
또 지난 2008년도에 조성된 오산마을쉼터는 정각을 비롯해 지압로, 운동기구 등이 갖춰져 주민들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주민들의 경로효친사상을 빼놓을 수 없는 곳 역시 오산마을이다. 오산마을은 10여 년 전부터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어버이날 경로잔치를 마련해오고 있다.
 
마을부녀회원들은 마을노인들의 이·미용봉사를 펼치며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또 부부윷놀이, 경품추첨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해마다 어버이날을 맞아 경로잔치를 행하며 주민들의 화합과 단합을 높여가고 있다.
 
마을을 둘러보던 중 쉼터 맞은편에서 마늘을 재배하고 있는 김인영(73), 이금님(70)씨를 만날 수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잡초제거에 여념이 없었다.
 
마을에 대해 김씨는 "오산마을에는 마늘, 대파, 배추, 시금치 등 다양한 작물들이 재배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작물들이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대규모 단지를 이루지는  않지만 다양한 작물재배를 통해 불필요한 채소구입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 높이 솟아 오른 소나무들이 마을회관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오산마을은 지난 10여년 사이 다양한 변화가 이뤄졌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는 마을에 오이, 대파, 시금치 등을 재배하는 하우스시설 재배단지가 12동이 들어섰다.

또 수국을 재배하는 하우스도 지난 2006년 2동이 모습을 보였다.

이전까지 마을 내에 하우스시설이 단 한 동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양한 변화가 이뤄진 셈이다.
 
관내에서 농업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는 마을 역시 오산마을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오산마을은 지난 2000년부터 오리농법과 우렁이농법 등 유기농법을 통한 친환경농업을 펼쳤고 지난 2007년에는 참게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오늘날 친환경농업선도마을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 2009년에는 밀재배 단지를 확산하면서 SPC그룹(회장 허영인) 계열사인 (주)샤니를 통해 '우리밀 사랑 1사1촌'을 체결하는 성과를 이뤄내면서 친환경녹색체험마을로 성장을 거듭하며 농촌마을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을에서 만난사람  마을주민 정유순 씨 ┃ "마을주민들 늘 행복한 성격"

자택마당에 심어 놓은 배추를 손질하고 있던 정유순(75)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씨는 지난 1월 관절염으로 인해 양쪽 무릎을 수술 받은 터라 현재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배추이파리에 붙어 있는 벌레들을 잡느라 분주한 손놀림을 하고 있던 정씨는 "해마다 마당에 50여포기 정도를 재배해 김장에 사용하고 있다"며 "한때는 배추가격이 비싸 김장을 담그지 못한 딸과 며느리에게 좀 더 많은 양의 김치를 보내줘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2남4녀를 두고 있는 정씨는 지난해 1월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정씨는 "50여년을 함께 해온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 큰 것 같다"며 "거동이 불편해 혼자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 형편이라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정씨는 "아들과 딸들이 곁에서 모시겠다며 매일 같이 전화를 해오지만 늙은 나이에 오히려 누를 끼칠까 싶은 마음에 수차례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신전면 노해마을에서 태어나 20세 때 오산마을로 오게 되었다는 정씨는 "여느 농촌마을이나 인심 좋은 것은 매한가지겠지만 오산마을주민들은 예부터 함께 모여 음식과 정을 나누는 생활을 즐겼다"며 "여름이면 쉼터에 모여 운동을 즐기고 겨울이면 마을회관에 모여 각 종 보양식으로 건강을 챙기니 일 년 열 두 달이 즐거운 마을이 바로 오산마을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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