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에서>"논 한가운데서 쓰러지려 한 적 많다"
<들녘에서>"논 한가운데서 쓰러지려 한 적 많다"
  • 조기영
  • 승인 2003.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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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동 내동마을 김희순 할머니

서산으로 해가 넘어가는 저녁 6시 군동면 내동마을 앞 들판에서 모를 심고 있던 김희순(여·72)씨를 만났다. 지난해 5월 위에 혹이 생겨 그때부터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김씨는 “혈압도 높고 허리, 다리등 온 삭신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며 “뙤약볕에서 하루종일 일하다보면 어지러워 쓰러지려 할 때가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또 김씨는 “새벽 6시에 일을 나와 해가 떨어지는 저녁까지 중간중간 쉬면서 일을 하지만 보통 1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며 “농사가 기계화되었다고 해도 모고르는 것부터 사람손이 필요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9마지기 농사를 홀로 짓고 있는 김씨는 “몸이 아파도 농사일 때문에 병원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며 “어쩔 수 없이 몸이 아프면 약으로 버티는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씨는 혈압약, 위장약, 신경통약등 4가지를 먹고 있으며 하루에 세 번, 한 번에 20여개의 알약을 삼키고 있다. 여기에 머리가 아프면 두통약까지 복용해 하루 먹는 약이 한주먹 정도 된다.

 

김씨는 “하루 농사일을 마치면 앉았다가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몸이 녹초가 된다”며 “농사일은 밥심으로 한다고 하지만 입맛이 없어 밥도 잘 먹지 못한다”고 말했다.

 

마을주민들의 사정은 어떠하냐는 질문에 김씨는 “노인들이 많이 사는 마을이면 어디나 거의 비슷해서 앓아 눕지 않는 이상 농사일에 매달리고 있다”며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이 힘든 농사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 애처롭기 그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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