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강진'에 항의를...
[편집국에서]'강진'에 항의를...
  • 주희춘
  • 승인 2003.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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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인터넷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전국의 네티즌들은 우리지역 강진과 관련된 자료를 찾고 싶으면 인터넷 검색창에 ‘강진’이라고 쓰고 검색을 클릭합니다. 그러면 강진에 대한 모든 자료가 나옵니다. 각 언론 싸이트에서는 강진 관련 뉴스가 쫙 나옵니다.

 

요즘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강진’을 검색하면 참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아니 미간이 찌푸려집니다. ‘알제리 강진 사망자 2천여명 육박’, ‘일본 동북지방에 진도 7 강진’, ‘인도 동북부 해역서 규모 7 강진’... 요즘에는 지진이 아주 많은가 봅니다.

 

텔레비전도 예외는 아닙니다. 건물이 무너지고 연기가 나는 살벌한 장면과 함께 ‘강진’이 선명하게 나옵니다. 요즘에는 한자를 쓰는 시대도 아니여서 한글로 ‘강진’이 그대로 나옵니다. 지역의 한 할머니는 텔레비전을 보며 “다른 나라에도 강진이 있는가 보구나”했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이미지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고 합니다. 네티즌들이 강진을 검색하면 ‘강진(强震)’ 소식 리스트가 쫙 나오는 것을 접하며 무슨 생각을 할지 걱정됩니다.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국민여러분‘이 처참한 모습 아래 등장하는 ‘강진’이란 단어를 보며 무엇을 연상하게 될지 아찔합니다.

 

사람마다 느낌은 차이가 있겠지만 강진의 깨끗한 관광상품과 청정 농수산물에 치명적인 이미지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일입니다. 강진사람에 대해서는 어떤 이미지를 연상할까요.

 

각 언론사들은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습관적으로 ‘강진’이란 표현을 사용합니다. 어떤 강제적 규정을 가지고 ‘강진’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강진사람들이 사용 자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일입니다. 언론사들이 더 이상 지진 뉴스를 전하며 ‘강진’이란 표현을 못쓰게 항의해야 합니다.

 

요즘에는 방송이나 신문도 ‘충청도 핫바지’나 ‘삼천포로 빠져버렸다’는 표현을 썼다가는 큰일 나는 것으로 압니다. 현지 주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수로라도 그런 표현을 썼다가는 큰 곤욕을 치러야 합니다.

 

이제 ‘강진’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회성 항의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지난 99년 초에도 지역의 한 사회단체가 각 언론사에 공문을 띄워 ‘강진‘표현 자제를 요청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사회단체들이 지속적인 운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강진’이란 표현 때문에 입고 있는 이미지 손해에 적극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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