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청자를 만나다]용호상박, 고려청자 對 용천청자
[용천청자를 만나다]용호상박, 고려청자 對 용천청자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0.08.23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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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 대한민국 대표, 용천청자 중국 상징
▲ 지난 2월 중국 용천시를 방문한 성요셉여고 학생들이 용천 청자를 감상하고 있다.
강진과 중국 용천시는 청자 생산지라는 공통분모를 매개로 지난 2007년 자매결연 협정을 체결한 이후 해마다 강진청자축제와 용천 청자, 보검축제에 상호 대표단을 파견하여 우의를 다져오고 있다.
 
중국 용천시는 중국 절강성 서남부 쪽에 위치해 있는 도시로 청자와 보검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도시이다.

특히 용천청자는 '한국이 고려청자라면 중국에는 용천청자'라는 얘기가 들려올 정도로 중국을 대표하는 청자이다.  강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도시인만큼 용천시가 자랑하고 있는 용천청자의 특색과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지난 2월 찾아간 절강성 용천시 상양진은 중국 도자기의 역사에 있어 제작기간이 가장 길고 영향력이 광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곳으로 청자제작의 전통방식과 현대방식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특히 청자를 영어로 셀라돈(celadon)이라 부르는 것도 바로 이 용천청자에서 유래한 것이다.
 
흔히 용천청자를 옥과 얼음 같은 유색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한다. 이는 유약을 두텁게 발라 도자기 표면이 불투명하고 녹색이 진한 것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이다. 유약을 얇고 투명하게 발라 도자기에 새긴 문양이 비쳐 보이도록 하는 고려청자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용천청자의 종류를 살펴보면 크게 가요(형요)와 제요(아우요)로 구분할 수 있다. 주로 형요라고 불리는 가요는 기벽이 얇고 유층이 두터우며 청회색을 띄고 있다.
 
특히 형요의 가장 큰 특징은 유면에 깨져있는 듯 보여지는 빙렬(氷裂)이 분포해 있는 것. 이 때문에 형요는 큰 빙렬과 작은 빙렬에 따라 빙렬문, 해조문, 우모운 등 다양한 형태로 나누어진다. 즉, 인위적인 조각기법이 아닌 청자를 굽는 과정에서 빙렬의 문양이 자연적으로 나타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성기법은 현대에 이르러 도공들이 인위적으로 빙렬을 만들어내면서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현대의 가요는 도공들이 전통가요를 계승한 기초위에서 빙렬의 발생규칙을 찾아낸 뒤 유면에 용, 봉, 게, 새우문양 등으로 빙렬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오늘날 용천청자의 우수성과 기술, 문양 등에 있어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형요와 달리 아우요는 유면의 빙렬이 없고 유층이 두터우면서 세밀한 것이 특징이다.
 
고려청자와 비교해본다면 순청자와 같은 느낌이다. 아우요는 유층이 비교적 두껍고 균열이 없어 유색을 통해 단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단정하고 뛰어난 균형미를 보이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이다.
 
청자는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사람들은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옥과 관계되어 있다고 전한다.
 
중국에서 옥은 군자를 상징하고 부귀와 죽은 후의 내세를 보장해주는 신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중국인들이 옥을 지니고자 했으나 옥의 생산은 한정되어 있어 가격이 높은 편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흙으로 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고 도공들의 수많은 실험 끝에 청자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러한 시대적 발상 또한 오늘날 중국도자기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고려자기 또한 이러한 중국의 자기제작기술을 받아들임으로서 탄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 고려청자는 중국자기에 뒤지지 않는 독창적인 청자를 만들어 나갔고 도자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상감청자를 창안해 내기도 했다. 
 
현재에 이르러 양 국의 청자를 비교하며 어느 것이 우수하다는 것을 찾기에는 무의미한 생각일 것이다. 기원후 1000년부터 600년 동안 세계에서 도자기를 만든 나라는 중국과 한국 밖에 없었던 만큼 이러한 역사적인 시간을 바탕으로 양국의 청자문화는 오늘날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

▲ 용천청자는 투명함에 있어서 강진청자와 다양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인터뷰 - 7대째 기방 운영하는 증세평 씨


"고려청자 비취색은 높은 경지"
용천시 상양진에서 '용천시중근기고요방'을 운영하는 증세평(38)씨를 만났다. 용천시중근기고요방은 450여년 간 증씨 집안대대로 운영되어 오고 있는 기방이다. 증씨는 7대째 용천청자를 전하고 있는 인물이다. 
 
용천청자에 대해 증씨는 "용천청자는 지난 1976년 전남 신안 앞바다의 신안선에서 발견된 수 천점의 도자기 중 60% 이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중국을 대표하는 청자이다"며 "특히 용천청자는 용천시민들에게 있어 최고의 자긍심과 자부심이다"고 말했다.
 
이어 증 씨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점도가 우수한 도자기 재료용 흙의 매장량이 무궁무진해 정밀한 기술을 요하는 소형 도자기 공예품부터 대형 도자기를 구워도 고열에서 형체가 손상되지 않는 구조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재료와 기술적인 요인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최고의 도자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도자기에 대해 증 씨는 "고려청자의 아름다운 비취색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그 외에도 상감기법 등 다양한 조각기법 등을 통한 문양기술도 고려청자만의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 도시간 청자교류 문화에 대해 증 씨는 "교류활동을 통해 강진군이 한국에서 청자의 대표적인 생산지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에 고려청자에 대한 관심도 더욱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며 "이는 도자기를 빚는 도공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쌓는 기회인 동시에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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