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축제 참관기
청자축제 참관기
  • 강진신문
  • 승인 2010.08.1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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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물기둥처럼 강진청자 높게 솟구치길
▲ 김연우<주부·신전면>
휴가차 서울에서 온 친척들을 모시고 축제 구경을 갔다.
 
읍에서 축제장까지 가는 길은 조금 멀었지만 길을 따라 펼쳐지는 초록 들판과 갯벌을 드러내놓고 반짝이는 강진만의 모습이 도시사람들의 뭉친 마음을 풀어주는 것 같았다.
 
축제장 초입에서 우리는 수많은 청자풍경들이 섬세한 바람에도 빠르게 반응하며 내는 맑은소리들로 머릿속에 남아 있던 일상의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냈다.
 
양편으로 늘어서 있는 많은 부스들에서는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풍경 만들기, 청자도판 찍기, 청자타임캡슐 만들기, 고려청자 종이접기, 청자문형 티셔츠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물레체험 등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다. 모두 청자와 관련한 아이디어가 기발했다.
 
그 중에서 물레 체험부스가 가장 붐볐다. 우리들도 각자 물레 앞에 앉아 나만의 도자기들을 만들어 보았다. 서울에서 온 조카들이 무척 재미있어 했다. 거기 가면 구경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참여하는 축제라고 기억 할 것이다. 
 
도예작품 전시장들과 곳곳에 놓인 편의시설들도 예년에 비해 늘어나 편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두루두루 돌아보다가 초등학생 청자작품 전시장이 새로워서 관심 있게 보았다. 
 
한 초등학교에서 도예교실을 운영한 것이었는데, 컴퓨터교실이나 영어교실보다는 청자 고장인 강진에 더 잘 어울리는 교육이라고 생각 되었다.
 
주변에 여러 개의 민간요가 있어서 청자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잘 활용한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도자기 빚는 법을 배우고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창의력을 기르고 우리고장 청자의 우수성을 알게 되고 자긍심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이 축제의 주인이 될 아이들이 청자를 알아야 한다는 아주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곳저곳 다니다가 다리도 쉴 겸 새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찻집에가 앉았는데 바로 옆에 허름한 건물이 보였다. 알아보니 개인요의 창고였는데 축제장의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어수선한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
 
축제장 안에 위치한 개인요마다 전시장이 있는 본 건물들은 그 자체로도 예술작품인데 반해 작업장이나 창고 등 부대시설들은 아무렇게나 지어진 것들이어서 옥에 티처럼 아쉬웠다. 축제장 구석구석의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까지도 전체 분위기에 어울리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한데...
 
축제장을 나오면서, 이 축제가 청자박물관 앞 분수대 물기둥처럼 강진 청자의 앞길을 다지는 역할로 시원하게, 높게 솟구칠 수 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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