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의 길에서 만나는 자유와 희망의 메시지
유배의 길에서 만나는 자유와 희망의 메시지
  • 김철 기자
  • 승인 2010.08.16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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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체험의 길

제주의 올레길이 인기를 끌면서 문화유산을 직접 걸어서 탐방하고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광주YMCA가 위탁해 지역에서는 정약용의 유배길을 따라가 보는 남도유배길이 문화생태 탐방로로 마련돼 있다. 탐방로는 구간을 총 3개로 나눠 강진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1코스 사색과 명상의 다산오솔길(15㎞, 5시간)
 
다산수련원~다산초당~백련사~철새도래지~남포마을~목리마을~강진5일시장~사의재~영랑생가
 
다산선생의 유배길의 시작점이 되는 다산수련원은 다산 동상 1개와 다산명언을 친필로 적어 서각한 49개의 명언비를 세워 다산 선생의 삶과 가르침을 배우게 하는 교육장이다.

이곳 옆에는 다산선생과 그의 제자들의 친필 등을 만날 수 있는 유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매년 다산선생의 유물구입에 나서 국보급 유물이 놓여있는 다산기념관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매년 다선선생을 비롯해 가족, 제자들까지 아우르는 특별전을 개최해 다선선생을 다시 보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길을 따라 백련사로 향한다. 천연기념물 151호인 동백나무 숲에 이어 나타나는 백련사는 839년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1211년 원묘국사가 크게 중창하면서 모습을 달리했다.

백련사는 수행인들을 모아 송광사를 중심으로 한 수선사와 쌍벽을 이루는 백련결사로 불리우고 있다. 도 지정 유형문화재 136호로 지정된 대웅전 등의 건물과 백련사사적비, 원묘국사중진탑이 있다.
 
다산선생이 다녔던 오솔길을 따라 해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매년 고니를 비롯한 8천여마리의 겨울철 철새들이 날아들어 겨울을 지내는 곳이 나타난다. 강진읍으로 들어서면 강진읍 5일시장을 만나게 된다.

깨끗한 현대식 시장으로 변했지만 아직도 재래시장의 잔정이 남아있는 강진의 대표시장이다.

이어 나타나는 곳이 다산선생이 강진으로 유배와 처음으로 묵었던 동문주막과 사의재. 지난 2007년 10월 복원된 동문주막은 인근 학생들에게 글공부를 시켰던 사의재가 함께 자리잡고 있다.
 
마을길을 따라 군청을 지나면 강진 최초의 학교였던 금서당이 나타난다. 야트막한 건물에 잔디밭이 펼쳐진 금서당은 강진의 풍경을 주로 그렸던 완향 김영렬 화백의 화실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곳을 내려가면 시문학파의 대표시인이면서 강진의 대표인 영랑선생의 생가가 모습을 나타낸다.
 
2코스 시인의 마을길(13.4㎞, 4시간30분)
영랑생가~고성사~솔치마을~금당마을~성전 달마지마을
 
영랑생가는 현대시문학의 선구자인 영랑 김윤식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초가형태로 매년 새롭게 이엉단장을 마친 영랑생가는 영랑선생의 시혼이 곳곳에 깃들어 있다.

생가내에 설치된 시비(詩碑)는 관광객들에게 영랑선생의 감미로운 시 세계에 빠져들도록 만들어져 있다.

탑동마을을 건너면 다산선생이 사의재에 이어 두 번째로 생활했던 보은산방이라 불리던 고성사가 나타난다.

고성사는 다산선생이 학문과 저술에 몰두했고 학연과 학유 두아들을 불러 학문과 일상생활에 대해 교육을 시키던 곳으로 유명하다. 고성사의 범종은 강진의 아름다운 풍경인 금릉팔경의 하나이다.
 
고성사를 넘어 강진읍의 경계인 솔치마을의 오솔길을 지나면 성전면 금당마을로 이어진다. 백련지로 유명한 금당마을은 평온하고 한없이 정겨움이 묻어나는 마을이다.

예전 서강진(西康津) 일금당(一金塘)이라고 불릴 만큼 강진지역의 명당자리 중에 하나라고 알려진 곳이다.

널찍한 농지가 자리잡은 금당마을은 수많은 학자들이 나올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지는 마을로 인근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계획돼 있다.

성전면 소재지에는 성전면 5일시장을 만날 수 있다. 우시장과 함께 최대 시장으로 손꼽혔던 성전면 5일시장은 재래시장이 쇠퇴하면서 겨우 명맥을 지키고 있다.
 
성전면소재지를 지나 발길을 돌리면 성전면 달마지마을로 들어선다. 성전면 달마지마을은 강진지역의 대표적인 농촌체험마을로 500여년을 넘긴 전통한옥과 친환경농산물이 재배되고 있는 곳이다.

체험전시관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달마지마을은 10여개의 민박집도 설치돼 숙박이 가능하다.
 
3코스 그리움 짙은 녹색향기 길(16.6㎞, 5시간30분)
 
성전 달마지마을~무위사~안운마을~강진다원~월남사지3층석탑~월남마을~누릿재~천황사
 
달마지마을을 지나면 천년고찰 무위사가 나타난다. 목조건축물 국보 13호인 무위사는 현존하는 최고로 인정을 받고 있다.

무위사에는 아미타삼존벽화와 수월관음도 등 수많은 보물들이 지니고 있는 사찰로 유명하다.
 
무위사를 넘어가면 다산선생이 자주 찾았던 안운마을의 백운동 계곡이 모습을 나타낸다. 다산은 학자들을 만나고 책을 보면서 쉬어가던 곳이 백운동 계곡이다.

또한 차를 마셨던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초의선사가 그린 백운동도를 근거로 복원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백운동 계곡을 넘어서면 광활한 녹차밭이 펼쳐진다. 드넓은 녹차밭은 사시사철 푸르름을 머금고 관광객을 맞이한다. 33만㎡면적의 강진다원은 월출산의 암석 봉우리와 어우러져 더욱 진한 녹색을 발산한다.
 
녹차밭옆으로 마을안길로 접어들면 월남사 터가 나온다. 예전 인근 지역에서 가장 넓은 사찰이었다는 월남사는 현재 터만이 남아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3층석탑만이 남아았다.

월남마을을 거쳐 월출산 자락을 넘어가면 다산선생이 유배되면서 눈물을 머금고 넘었을 누릿재가 나온다. 한양의 도봉산과 모습이 닮았다고 설명하면서 다산선생은 누리령을 넘으며라는 시를 짓기도 했다.

처절한 유배길이 시작되던 갈림길이 월출산의 자락이였던 누릿재였기 때문이다. 누릿재의 골짜기를 지나면 월출산을 대표하는 영암의 천황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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