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대부'와 '다산전문가'의 심야결투?
'문단 대부'와 '다산전문가'의 심야결투?
  • 주희춘 기자
  • 승인 2010.04.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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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문학제 개막식이 열린 지난 23일 밤 9시 20분경. 군청옆 본 무대 근처에서 갑자기 큰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두 사람이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가 주변에서 싸움을 말리자 허공에 발길질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김지하 시인과 윤모 전 군수였다. 그래서 몰려든 사람들은 한편으로 놀랐고, 한편으로 피식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주변 목격자등에 따르면 사연이 이랬다. 영랑문학상 본상을 수상한 김지하시인이 사인회를 열고 있었다. 윤 전군수가 5~6권정도의 김지하 시인의 책을 들고 줄을 섰다. 차례가 되어 김시인과 윤 전 군수가 얼굴을 맞댔는데 어느 한쪽에서 술냄새가 심하게 났다.

윤 전군수가 평소 김시인을 존경해 왔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군수도 지냈다고 했고 다산선생과 깊은 인연이 있다는 것도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군수가 시를 한편 낭독하기 시작했다.

'민중의 소리'라는 시였다. 그런데 그 시는 김지하시인의 작품이 아닌 재야정치인인 장기표씨의 시였다.
윤 전군수가 김지하와 장기표를 비교하는 말을 몇마디 더 했다. 김 시인의 표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김 시인은 윤 전군수가 가지고 온 책을 밀어버렸다.

그러면서 "내가 장기표와 비교할 인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윤 전군수가 "김지하를 그렇게 안봤는데 형편없는 사람이다"고 대응했다. 화가 난 김시인이 손을 휘둘렀고, 윤전군수의 얼굴주변을 스쳐 지나갔다. 분위기가 험악해 졌다.

윤 전군수가 사인회 책상을 뛰어 넘으려 했고 육두문자가 오고 갔다. 주변 사람들이 두 사람의 팔을 잡고 흩어졌다. 사인회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윤 전군수는 "평소에 존경했던 분을 칭송하려 했는데 서로 오해가 생겨 빚어진 일인 것 같다"고 했다. 김지하 시인은 서울 로가는 차량에서 "모든 마음을 풀었다. 오늘 일로 관련된 사람들이 오해를 하거나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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