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긴요하게 사용하는 것 중의 하나가 농로다. 요즘 들판에 가보면 농로가 잘 뚫려 있어 농업 생산수단의 현대화를 실감케 한다.
그러나 곳곳에 부실한 농로가 많아 농민들이 오히려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일반인이 육안으로 봐도 저렇게 휘어지고 좁아질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농로가 있는가 하면 논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마치 미끄럼틀을 연상케 할 정도로 급경사인 곳이 많다. 논의 출입구는 농민들이 농기계를 가지고 들어가고 나오고 하는 곳이어서 안전사고와 직결되는 곳이다.
농로가 이 모양인 것은 감독이 허술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설계상에는 경사가 45도에 가까운 진출입로가 나와 있지 않을 것이고, 도로 모양이 좁아졌다 넓어졌다 춤을 추는 도면도 없을 것이다.
겉이 이 정도인데 속이 편할리 없다. 올 2월 준공됐다는 작천 죽현마을 농로의 경우 진입로의 두께가 5㎝에 불과해서 농기계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2m 정도 깨졌다고 한다. 기준대로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런데도 이런 농로가 멀쩡하게 준공검사를 받고 있고 농민들은 위험성도 모른채 농기계를 운전하고 있는 것이다. 군은 어떻게 이런 농로들이 준공검사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기회에 들판의 농로에 대한 종합 점검 같은 것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농로는 자칫 작은 공사로 취급되어서 일반인들이나 감독기관의 시선을 덜 받는 분야다. 이 때문에 부실공사가 있어도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건설업자들 사이에 농로는 대충 공사를 해도 넘어가더라는 인식이 통하기 쉽다. 그러나 농로는 엄연히 농민들이 생계를 위해 위험한 농기계를 운전하는 곳이다. 그에 걸맞는 기준과 감독이 당연히 필요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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