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민은 살아 있었다
면민은 살아 있었다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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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민은 살아 있었다

면민의 날 행사가 올 봄에 풍성하게 열린 것은 강진의 커다란 수확중의 하나였다. 면민의날 행사에 참석한 주민들의 표정은 참으로 밝았다. 면민의날 행사에 의무감을 가지고 찾아온 사람보다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뜻한다. 참여인원도 군민의날 행사보다 많았고, 행사에 따라 왠만한 도단위 행사에 뒤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주민들은 면단위 행사가 갖는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푹 빠져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출향인들의 참여도 많았다. 출향인들은 군단위 행사보다는 면단위 행사가 훨씬 정겹다. 그래서 천리길을 멀다하지 않고 가족끼리 찾아온 사람들도 있었다.

면단위 행정구역에 이토록 역동적인 움직임이 숨쉬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농촌에 인구가 급감하고 노인인구가 많은 것은 사실이만 그들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는 여전히 팔팔했다. 이는 강진 주민들이 합심하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고 무슨일이든 해낼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밝고 건강한 면민의 날의 모습은 우리 마음속의 자괴감을 걷어냈다. 농촌은 이제 틀렸다고 하는 목소리들이 아주 작은 불평으로 여겨질 뿐이였다. 이렇듯 면민의 날은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였다. 우리의 힘은 여전히 팔팔하다는 것을 서로에게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주민들은 면민의 날을 즐길 권리가 있었다.

면민의 날이 생명력을 가지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귀기울여야 할 목소리도 많다. 무엇보다 면민의 날이 지역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면민의 날을 치르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고 이 예산의 상당부분은 기부금으로 충당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 부담은 최소화해야 한다. 화려한 면민의 날 행사를 위해 지역업체들과 상가들이 과도한 부담에 시달린다면 그런 면민의날 행사는 이미 면민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같은 맥락의 얘기지만 행사의 중복도 피해야 할 문제다. 어버이날과 면민의 날 행사를 따로따로 해야할 이유는 없다. 그 역시 지역의 부담거리가 되고 출향인들에게 짐이 될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면지역이 행사 규모와 외형적인 형식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모양이 되어가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 면민의 날은 어디까지나 면민들의 화합과 건강을 위한 잔치일 뿐이다. 행사 규모가 일부 유지들의 자존심과 연계된다거나, 면민의날 규모가 지역세를 과시하는 관례가 된다거나, 기부금 모집규모가 면민의 날 개최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요소가 된다거나 하는 일은 결단코 피해가야 할 일이다.

대신 겉은 화려하지 않지만 내실있는 행사가 환영받아야 하고 면민의 날 기쁨을 온 군민과 함께 나우고자 하는 마음이 존중받으면 된다. 주민들을 즐겁게하는 면민의 날 행사가 해를 갈수록 내실을 찾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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