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편지 2만여통 모아온 조강국 선생님
제자들 편지 2만여통 모아온 조강국 선생님
  • 김철
  • 승인 2003.05.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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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스승의 날과 학교를 졸업하고 보내오는 제자들의 편지를 30여년 2만여통의 편지를 모아온 교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강진에서 15년간 근무하다 현재 해남고에서 미술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조강국(56·성전면 월송리)교사.

조교사는 지난73년 해남 송지고에 첫부임하면서 제자들이 정성어린 편지를 접하기 시작했다. 쓰레기와 함께 취급되던 학생들의 감사편지가 마음에 걸렸던 조교사는 이때부터 학생들이 보내온 편지를 단한통도 버리지 않고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모이기 시작한 학생들의 편지를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 이제는 방한켠을 차지하고 연도별로 나누어 묶어놔야 할정도가 됐다.

물론 제자들이 보내온 편지에 조교사는 거의 대부분 답장을 보냈다. 일반편지지와 달리 고전서첩에서 사용하는 세로용지에 붓으로 한글자씩 정성을 들여 30여년간 제자들에게 글을 써보냈다.

2만여통의 편지속에서 조교사는 기억에 남는 편지한장을 꼽았다. 교직에 처음 몸담았던 송지고등학교 여학생이 3m정도 길이 두루마리 화장지에 써보낸 편지를 젊은 패기가 넘치고 참신하다고 잊지못한다.

수없이 많은 학생들이 보낸 편지를 모으던 조교사는 지난92년 작천중학교 재임시절에 500여편의 제자들의 글을 모아 ‘그대생각 샘물처럼 맑아지는날엷라는 책을 냈다. 당연히 글이 실린 제자들에게는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한권씩을 책을 선물했다.

책이 나온이후 조교사는 한가지 버릇이 생겼다. 학생들에게 보내주는 답장편지를 복사해 사본으로 한 장씩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음번 책을 낼때는 제가들의 글과 함께 조교사의 답장을 함께 만들려는 계획이다.

10여년전 제자집을 찾아갔을때 답장편지를 액자에 넣고 거실에 배치해놓은 모습을 보고 가장 기뻣다는 조교사는 “퇴근에 돌아오는 길에 우편함에 제자들의 편지가 놓여있으면 마음이 설레인다”며 “두세번씩 제자들의 편지를 읽고 답장을 써주는 시간이 가장 즐거운시간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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