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산이 찬바람 막아주고 강진만에서 따뜻한 해풍이
만덕산이 찬바람 막아주고 강진만에서 따뜻한 해풍이
  • 장정안 기자
  • 승인 2009.12.24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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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행 - 도암면 신평마을

▲ 신평마을은 밭이 많은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벼농사 이외에도 당근, 생강 등을 함께 재배하는 복합영농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비닐하우스 시설을 이용해 양파, 포도, 육묘 등을 재배하는 가구도 10여 가구에 이르고 있다.
좋은 땅 덕분에 고품질 밭작물 생산... 당근은 최고 자랑거리


포근한 겨울날씨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지내던 주민들도 갑작스런 추위에 저마다 두툼한 옷으로 중무장을 했다.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추위의 기세가 매섭기만 한 가운데 찾아간 곳은 도암면 신평마을.

강진읍방면에서 해남방면으로 향하는 국도18호선을 따라 3㎞정도를 가다보면 강진읍 학명리 도원마을 또는 호산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신전면 사초리 방면의 군도18호선 또는 호산마을에서 좌측으로 향하는 군도3호선을 따라 가다보면 만덕산이 가옥들을 포근히 감싸고 있고 만덕간척지와 강진만이 드넓게 펼쳐 있는 신평마을을 볼 수 있다.

신평마을은 지난 1960년대 행정구역 개편으로 도암면 덕산마을에서 분리되어 독립된 행정마을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마을 지명은 만덕리 동쪽 평야에 새롭게 형성된 마을이라고 하여 '신평'으로 불리게 되었다.

▲ 신평마을은 50여년 이라는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도암면 내에서는 부촌마을로 손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을의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50여년전으로 비교적 짧지만, 지난 1700년대 강릉유씨 자손들이 덕산마을 인근에 터를 잡고 자가일촌을 이루면서 이곳까지 자연스레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대부분의 강릉유씨 후손들이 서울, 광주 등 타 지역으로 이거하면서 김해김씨, 밀양박씨, 남평문씨 등 20여개 성씨들이 모여 46호 9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벼농사 위주로 생활하고 있고 20여 농가에서 생강, 당근 재배를 통한 복합영농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10여 농가가 12동의 비닐하우스 시설 등을 이용해 포도, 양파, 육묘 등을 재배하고 있다.

마을을 둘러보는 동안 마을 주민들이 밭에서 당근을 수확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밭이 많은 탓인지 이곳저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에 추수를 끝낸 한가로운 농촌마을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주민 서재희(60)씨는 "우리마을은 당근과 생강 등을 대규모 재배하여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관내에서도 재배면적에 있어서는 가장 큰 규모일 것이다"고 말했다.

신평마을 20여가구 주민들은 30여년 전부터 밭이 많은 지역특성을 살려 5㏊면적에 당근과 2㏊면적에 생강을 재배해오고 있다.

특히 신평마을은 만덕산이 찬바람을 막아주고 만덕리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 등의 지형적인 장점을 살려 고품질의 밭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또 주민들이 쌀을 찧고 남은 왕겨를 이용한 천연퇴비와 석회비료 등을 적절하게 섞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철저한 관수를 통해 밭작물을 일궈내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곳에서 수확되는 당근과 생강은 병충해에 강하고 알맹이가 굵어 고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도 또 하나의 자랑거리이다.

해마다 각 농가에서는 당근재배 이외에도 990㎡(300여평)정도의 밭에 생강을 재배하면서 연간 3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생강은 10월 중순부터 수확을 시작해 서리가 내리기전인 11월 한 달간 본격적인 수확기를 갖는다. 또 당근은 12월 중순부터 수확을 시작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벼농사 수확이 끝난 시기에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신평마을은 관내에서도 관상수를 제일 많이 재배하는 마을로도 손꼽힌다. 마을 내에서 20여년 전부터 시작 된 관상수 재배는 주민 김정수씨외 6명의 주민들이 화살나무, 황칠, 동백나무, 주목나무, 소나무 등을 관상수로 심어 판매하면서 소득을 올리고 있다. 현재는 주민 김점관씨가 마을 내 3㏊면적에 관상수 재배를 실시해오고 있다. 

▲ 마을주민들이 수확한 당근을 선보이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50여년이라는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신평마을은 현재 도암면 내에서도 부촌마을로 성장했다. 이는 벼농사 이외에 당근, 생강, 육묘재배 등을 통한 부수입이 주민들의 소득창출에 많은 기여를 하면서 자연스레 주민들의 단합과 협동심이 뒷받침해 나간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을에서는 18㏊면적의 공동양식장에 꼬막과 맛을 양식하고 수확은 2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수확되는 양은 꼬막1톤, 맛 0.5톤 정도로 5~6년전에 비해 절반정도 줄어들어 대책마련에 힘을 모으고 있는 상태이다. 

농촌에서는 힘든 농촌 일을 하다보면 새참시간을 이용해 술을 마시는 일이 종종 있다. 한 잔의 술로 잠시나마 육체의 피로를 씻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주민들 대부분이 술을 즐기지 않는다고 한다. 벼농사와 밭농사의 복합영농으로 바쁜 농촌생활이 육체의 고단함 마저 잊게 하는 탓일까. 신평마을 주민들은 근면 성실함에 있어서 큰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마을출신 인물로는 월남전쟁 파병으로 인헌무공훈장을 받은 홍청룡씨, 해남군 헌산면 부면장을 역임한 서해섭씨, 농촌지도소 상담소장을 역임한 서해주씨, 도암면사무소 재무계장을 역임한 김춘재씨, 나주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를 지낸 서재우씨, 서울 강서경찰서를 비롯해 경기도 등지에서 경찰공무원을 지낸 서영만씨 등이 있다.

 

"당근 수확 체험하세요"

인터뷰 - 마을주민 박충선 씨

마을을 둘러보던 중 당근수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주민 박충선(66)씨를 만났다. 마을 내 4628㎡(1천4백여평)면적에 당근과 생강재배를 하고 있는 박씨는 지난 15일 해남읍장에 당근을 내다 팔기 위해 당근을 수확하고 있었다. 

마을에서 수확되는 당근에 대해 묻자 박씨는 "재배되는 당근은 대량 수확해서 도·소매업체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강진, 해남, 영암 등지의 장날에 맞춰 당일 판매할 양만 수확해 나간다"며 "당일 밭에서 수확한 당근을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선하고 고품질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백련사와 다산초당을 찾는 관광객들이 잠시 마을을 들러 당근수확 체험을 즐겨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직접 수확한 당근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을에 대해 박씨는 "인근마을 주민들은 신평마을 사람들을 일 밖에 모르는 일벌레라고 부른다"며 "하지만 주민들은 침체되어 가는 농촌의 발전과 보다 살기 좋은 마을을 이루기 위해 근면 성실하게 노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고 자랑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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