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호)독자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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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진신문
  • 승인 2003.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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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와 떡..
-김용복 회장님께 드리는 편지-
강진군청 지역경제담당 박재룡

백년앞의 이 나라를 생각하며 " 또 다른 씨를 뿌립니다". 보슬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지난 토요일에 업무를 통하여 교분을 갖게된 월정 김용복님의 "한사랑 문화재단 설립과" 용복장학회의 도약을 위한 뜻깊은 행사에 초청을 받아 서울에 있는 신라호텔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었답니다.

호텔 대연회장을 가득 채운 1200여명의 뜨거운 환성과 함께 조촐한 기념행사가 시작되었지요. 아주 가난한 시골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학비를 내지못해 교실 4칸짜리 중학교 2학년을 마치지 못하고 헐벗고 굶주린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가난이 주는 고통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다는 김회장님의 인사말은 모든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고있었답니다.

가난하고 외로운 이웃과 함께 하고자했지만 함께가야할 사람이 많은데 비해 제손은 항상 작고 초라했다는 김회장님. 물질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희망을 나누는 것이 진정 나누는 것이라는 진솔한 말 한마디는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고 있었죠.
올해 만 70세 .. 이제 자신이 살아온 삶을 후진에게 물려주고 뒤에서 젊은이들의 힘찬 발걸음을 지켜보면 격려하시겠다는 김회장님..

자식에게는 남의 신세를 지지 않고 지낼 만큼의 재산만 물려주면 된다는 평소의 소신은 이날 100억원이 넘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희사하여 "한사랑문화재단"이라는 또하나의 씨를 뿌릴 수 있었음은 과연 김회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 정말 존경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동안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여상을 다니다가 용복장학회의 도움을 받아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한 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여 중견 사회인으로 발돋움하였다는 한 공인회계사는 후배 용복장학회원들을 위해 장학금 1천여만을 회장님께 기탁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코 이 사회가 정이 메마르지 않았다는 눈물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농자임을 자부하는 회장님.. 늘 농촌에 뿌리를 두고 살기를 바라시는 참사랑의 회장님.
농업이 번창해야 지역도 국가도 잘살 수 있다는 농업전문가다운 말씀은 이 시대의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주시었습니다.. 열사의 나라 사우디에서 삽 4자루로 시작하신 사업의 성공은 오늘을사는 우리들에게 강한 비바람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열매를 맺는 풀 한 포기의 강인함을 심어주셨습니다.

흙이 주는 그 든든함을 교훈으로 주셨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서는 발걸음을 다시 한번 가볍게 해준 것은 회장님께서 준비해주신 작은 선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무농약 인증 받은 쌀로 만든 "고향 누룽지"와 정성이 담긴 "떡" 그리고 포장지에 새겨진 농장의 주소는 전남강진군이라는 글귀를 보면서 고향의 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답니다.

지금으로부터 50년전 세월 저편에서 울고있었던 한 소년이 이제는 대한민국 제일의 농사꾼으로서 아니 농경인으로서 이처럼 자랑스러울 수 있을까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후세에 이름 석자를 남긴다 고합니다.

평생 피땀 흘려 모으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시고 사회의 그늘진 곳을 밝히시는 등불이 되시고자 하신 회장님..영원히 농경인으로 우리들의 뇌리 속에 기억되실 회장님..누룽자와 떡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남은 여생 더욱 건강하시고 가족모두의 행운을 두손모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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