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행]주작산 병풍삼아 바다를 내려다 보는 마을
[마을기행]주작산 병풍삼아 바다를 내려다 보는 마을
  • 김응곤 기자
  • 승인 2009.09.11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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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화합하며 정겹게 생활

▲ 주민들이 서로 화합하며 정겹게 살아가고 있는 수양마을 뒤편으로 높다란 주작산이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 안고 있다.
강진읍에서 남서쪽으로 55호선 지방도로를 타고 16km 정도를 달리다 보면 신전면을 나타내는 표지판을 지나 오른쪽으로 처음 나타나는 마을이 수양마을이다.

수양마을 입구로 들어서서 양쪽으로 넓게 펼쳐진 들녘을 따라 700m 정도를 더 달리다보면 주작산을 병풍으로 자리 잡은 수양마을을 볼 수 있다.
 
넓게 펼치진 들녘과 함께 마을곳곳을 둘러보던 중 마을에서 70여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윤상현(83)씨를 만날 수 있었다.
 

▲ 지난 2007년 완공된 수양마을 회관은 마을주민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윤씨는"수양마을은 지난 1910년대부터 물 수(水)자, 어질 양(良)자를 사용하여 물 좋은 곳에 어질고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1800년대에는 마을에 능수버들이 많아 버들양(陽)자를 써왔으나 능수버들 모습이 흉하다고 하여 나무를 전부 잘라버리고 마을지명을 바꿨다"고 한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마을의 역사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지금으로부터 300여년전 여산송씨들이 도암면 덕년리에서 이곳으로 이거해와 처음 터를 잡았다고 한다. 또 선산임씨와 해미곽씨도 비슷한 시기에 이곳에 터를 잡아 살았다는 설도 함께 전해지고 있다.
 
현재 수양마을은 해남윤씨, 해미곽씨, 장흥임씨, 김해김씨 등 여러 성씨들이 모여 75가구 2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주민 대부분은 벼농사와 함께 콩, 수수, 보리 등의 잡곡 등을 재배하며 복합영농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또 8농가에서 소 2천여두와 2농가에서는 양란재배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을에 대해 더 들어보기 위해 발길을 마을회관으로 옮겼다. 마을회관에 들어서자 마을주민 6명이 경쾌한 댄스음악에 맞춰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잠시 운동을 뒤로 하고 마을주민 고이인(64)씨가 말문을 열었다.
 

▲ 마을주민들이 회관 내에 마련된 런닝머신 등 운동기구를 이용해 건강관리에 나서고 있다.
고씨는"마을회관 한쪽이 헬스장처럼 꾸며져 있어 누구나 쉽게 운동을 즐길 수 있다"며"마을회관이 수양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 2007년 완공된 수양마을 회관은 군 지원금과 마을주민 100여명이 십시일반으로 걷은 비용 등 총 1억원을 들여 새로 지어졌다.

115.5㎡(35평) 크기의 회관 내에는 런닝머신, 안마의자, 마사지 밸트 등 8종의 헬스운동 기구와 노래방기기, 오디오 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또 냉장고와 싱크대 등 주방시설도 새로 갖추어져 있어 운동 후에는 준비해 온 음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오순도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또 지난 5월에는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마을회관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 지압로가 조성되면서 건강관리에 나서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어 마을주민들은 수양마을은 '하나된 마음 하나된 마을'이라는 슬로건처럼 마을주민들이 화합하며 정겹게 살아가는 마을이라고 설명했다.
 
수양마을은 지난 1992년도에 도의마을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마을 젊은이들이 웃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뛰어나다고 한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마을청년회는 청·장년층 3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해마다 마을 어른들을 위해 경로잔치도 베풀며 추석 등 명절 때는 마을 내에서 오락과 체육행사를 개최하여 마을 화합을 도모해 오고 있다고 한다.
 

▲ 동구리 바위 아래로는 주작산의 절경과 신전면의 넓은 농경지를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또 지난 2007년에는 산림청으로부터 산불 없는 마을로 지정되어 마을주민들 스스로 논두렁 태우기 금지, 산불안내 방송 실시하기 등 살기 좋은 마을을 가꾸어 나가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주작산 동구리바위는 흔들바위로도 불린다. 동구리 바위는 직경 3.5m의 둥근 모양으로 마치 뚜껑을 덮은 것처럼 둘레에 금이나 있다.

예부터 가뭄이 들어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동구리바위에 올라 새끼줄로 바위를 감싸서 잡아당기면 천둥이 치고 비가 내렸다고 하여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풍습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마을인물로는 제3대 강진군의원 조권신씨, 목포여고 교장을 역임한 윤재호씨, 서울 서대문세무서 과장을 지낸 정행권씨, 한국도로공사 호남지사장을 지낸 윤서현씨, 신탁은행 소공동지점장을 역임한 정화권씨 등이 있다.


"웰빙 잡곡 작목반 마을의 자랑"

- 수양마을 개발위원장 김순옥 씨

마을입구에 들어서던 중 자신의 집 마당에서 배추를 심기 위해 거름을 뿌리고 있던 김순옥(58)씨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마을이장을 맡았던 김씨는 현재 마을 개발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씨는"수양마을은 정이 넘치는 마을인 동시에 서로가 하나 되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마을이다"며"대부분의 농촌마을들이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으나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수양마을은 친환경 농업단지로도 유명한 곳이다"며"마을주민 20여명으로 구성된 웰빙 수양작목반은 참깨, 조, 녹두등 20여품종의 잡곡을 생산에서 가공, 유통 등 전문성을 통한 브랜드화 상품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웰빙 수양작목반은 반원들이 잡곡을 직접 가공해 직거래 판매도 나서면서 부산 감일산우회 등과 자매결연을 맺어오고 있다"며"주작산을 찾는 전국 각지의 산우회원들에게 직거래 판매를 통해 고품질의 농산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에 대해 김씨는"수양마을도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우리 마을에서는 갓난아기의 울음소리에서부터 유치원, 초등학생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며"이러한 모습들은 곧 마을의 희망이자 현시점에서 가장 큰 자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지금처럼 서로가 하나 된 마음으로 마을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수양마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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