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을 맞으며
장애인의 날을 맞으며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3.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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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이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살아있고 연중 맞는 행사가 되고 있지만 이 모두가 일과성으로 치부되는 인식은 예나 이제나 제자리 걸음이다.

우리나라 인구 오천만명중 10명 가운데 3명꼴로 나타나는 장애인은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강진에도 장애인으로 관리되는 사람이 1천9백32명(지체 1088명, 뇌질환 114명, 시각장애 220명, 청각 258명, 정신지체 155명, 기타 97명)에 이른다. 선천적 장애와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까지 장애의 종류도 많다.

이처럼 생활주변에 늘어만 가는 장애인구 수에 비해 아직도 열악한 조건과 환경은 장애인들이 정당한 사회인으로서 거듭나기엔 너무도 어려운 사회적 약자로 존치돼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나 농촌지역 장애인들은 2중 3중의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처지다. 그동안 장애인들을 위해 여러가지 사업들이 진행됐으나 아직까지 초보적인 수준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장애인 복지예산만 보더라도 국가예산에서 사회보장 예산은 6%수준이며 그중 사회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사회복지예산중 장애인 복지예산이 단 2%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절대부족한 예산에 장애인 최저생계비 산출은 불합리해 수급자의 현실적 적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장애극복을 위한 다양한 복지의 필요성은 높아만 가는데 반해 실상 중증 장애인의 생계유지는 물론이고 제도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인식부족에서 오는 그같은 현상은 비단 사회만이 아닌 학교와 도로 편익시설 등에서 극명하게 드러내 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시각장애인들이 지난 8일 강진에서 영암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는 곳까지 심신단련을 위해 도보체험 행사를 가진 것은 자치단체나 국가적으로 고개돌려 보아야  할 일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시각장애인은 시각장애로 살아가는게 고통스러워 죽음까지 생각했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 단체활동에 참여하면서 새 삶의 기쁨을 얻었다고 한다. 이 행사를 준비한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은 마음을 닫고 외부와 접촉하는 것을 두렵게 생각하는게 일반화됐기 때문에 이들이 사회활동에 참여하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장애인에 대한 정책은 멀리 있지 않다고 본다. 마음을 닫고 있는 장애인들이 마음을 열게하고 세상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야 말로 장애인정책의 출발이어야 한다. 여기에는 비단 시각장애인들만 포함되는 말이 결코 아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집안에서 문을 닫고 사는 장애인들과 세상과 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와 가슴을 열수 있도록 잦은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특히나 농촌은 장애인들이 사회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치가 많이 부족하다.

각 마을에는 장애인으로 통계조차 잡혀있지 않은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만큼 사회와 벽을 두고 있고 세상을 두려워 하고 있다는 증거다. 장애인들이 다양한 모임을 만들어 자주 만나고, 단체 활동에 적응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마음을 열 수 있고 건강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이들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시각장애인협회 강진지부의 활동은 그런 의미에서 모범적이다. 스스로 모임을 결성했고, 열심히 활동하니까 강진군이나 주변에서도 관심을 보내고 있다. 요즘에는 심부름센터라는 것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도움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점자교육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와 자치단체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투자를 조금씩 높여가고, 장애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가면 장애인들의 생활환경은 훨씬 좋아질 것이다. 여기에 주민들이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하나하나 넓혀나가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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