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행]주작산, 덕룡산이 포근히 감싸고 있는 마을
[마을기행]주작산, 덕룡산이 포근히 감싸고 있는 마을
  • 김응곤 기자
  • 승인 2009.07.08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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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면 삼인마을


비갠 뒤 찾아온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인 모들이 시원스레 내리는 단비를 머금고 나날이 키를 키워가고 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연신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아 내고 신전면에 위치한 삼인마을 찾았다.
 
삼인마을은 강진읍에서 남쪽으로 지방도 813호선을 따라 신전면 소재지 방면으로 16㎞ 정도 달려오면 신전면 소재지를 눈앞에 두고 우측으로 삼인마을로 향하는 마을 표지석을 볼 수 있다.

마을입구 표지석을 지나 3㎞를 더 가면 병풍처럼 펼쳐진 덕룡산을 배경으로 옹기종기 가옥들이 모여 있는 삼인마을을 볼 수 있다.
 
삼인마을은 언제 어떤 이유로 마을명이 생겼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예전에는 마을이 주작산 바로 밑에 있다고 하여 '산밑에'라는 말이 주민들 사이에서 '사미네'또는 '새미네'라고 불러졌다고 한다.

또 구전에 의하면 세명의 어질고 현명한 사람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삼인이라 불렀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삼인마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발길을 마을 안쪽으로 옮겼다. 마을회관을 지나 마을주민 윤치상(87)씨를 만날 수 있었다. 마을자랑에 대해 묻자 윤씨는 "삼인마을은 우측으로는 주작산을 좌측으로는 덕룡산을 뒤에 두고 수양천을 따라 마을이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삼인마을은 언제, 어느 성씨가 맨 처음 들어와 입촌 했는지 알 수 없었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400여년전쯤 충주지씨가 마을 뒷산 중간쯤으로 높은 지역에 처음 터를 잡고 살았으나 모두 떠나고 이후에 전주이씨, 해남윤씨, 선산임씨, 경주배씨 등 여러성씨가 들어와 살면서 현재 18가구 5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 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마을주민 90%이상은 마을주변 26㏊(8만여평) 면적에서 벼농사를 하며 생활하고 있고 이외에 고추, 버섯재배, 소 100여두를 키우고 있다.
 
삼인마을에는 40~50대 젊은층이 마을인구수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18가구 중에 8가구가 40~50대의 젊은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을에는 활기와 생기가 넘쳐 보였다.
 
마을에 40~50대 젊은층들이 많이 거주하게 된 것은 10여년전부터. 마을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40~50대 주민들이 하나 둘 다시 마을을 찾아 거주하기 시작하면서이다.

40~50대 젊은층이 많아지면서 삼인마을에는 청년회 활동이 마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인마을 청년회는 5년전에 40~50대 회원 16명이 끈기와 우애를 뜻하는 '인동초' 꽃말을 인용해 '인동초회'를 만들고 마을발전을 위해 진입로 풀베기, 농수로 정비, 환경정리 등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마을주민 윤태례(86)할머니는 "마을 젊은이들이 늙은 사람들을 대신해 장도 봐주고 생필품이 떨어지면 바로 사다주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효성도 깊어 늦은 시간에도 집에 찾아와 안부를 물으며 보살펴준다"고 말했다.
 
마을에 40~50대 주민들이 많다보니 삼인마을에는 다른 마을에 비해 농가 소득도 많은 편이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40~50대 주민 대부분은 5년 전부터 우렁이농법을 이용한 대량친환경 농사를 시작했고 서로가 상부상조 하면서 콤바인, 트랙터, 이앙기를 대여해 농기계를 사용해 오고 있다.

또 벼농사와 함께 대부분이 복합영농을 하면서 2농가가 비닐하우스 528㎡(160여평)면적 3동에서 버섯재배를 하고 있고 5농가에서 총 2만여주 이상 고추재배를 하고 있다.

2농가에서는 각각 60여두와 40여두 이상 소를 키우고 있어 마을주민 대부분이 복합영농을 통해 농가당 4천~5천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삼인마을의 40~50대 젊은층들이 복합영농을 통해 서로 돕고 살며 마을발전을 이루고 있다 보니 근교에 있는 40대주민 2농가도 삼인마을로 이사와 거주하기 위해 현재 땅을 사고 집을 짓기 시작하고 있다.
 
농촌인구가 줄어들고 젊은 일손이 부족한 요즈음, 삼인마을에는 젊은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마을 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 마을회관 앞에 있는 사장나무와 정자가 마을주민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해준다.
현재 삼인마을에는 젊은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 예부터 장수하는 마을하면 삼인마을이 으뜸이었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삼인마을은 현재 90세 이상이 2명 거주하고 있으나 10여년전에는 100세 가깝게 살아가는 주민들이 4~5명에 이를 정도로 장수하는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마을주민 임행님(90)씨는 "주작산과 덕룡산이 마을을 감싸주고 있는 산골마을이어서 마을주민 대부분이 자연속에서 소박하게 살아왔다"며 "산세가 좋아서인지 마을에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삼인마을은 산 좋고 물 좋은 환경 속에서 주민들이 지극히 욕심이 없고 순박한 삶을 살아와서인지 4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 건의 범죄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난 2004년 삼인마을을 포함한 신전면 수양리 3개 마을이 범죄 없는 마을로 지정되면서 마을주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이렇듯 신·구세대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이웃사촌처럼 지내고, 때로는 한 가족처럼 살아오고 있는 삼인마을은 온화하고 포근함이 감도는 마을이었다.
 
마을인물로는 초대 신전면장을 역임한 윤영채씨, 광주풍향동 우체국장을 역임한 윤풍현씨, 도암·신전 우체국장을 역임한 윤석씨, 외무고시 합격 후 통일원에서 근무한 배충남씨, 민경건설 상무이사를 역임한 최인규씨 등이 있다.
 

"친환경 농업 일번지 정(情) 넘치는 마을"

-쌀 도정해 직거래 판매하는 김미숙 씨

삼인마을에서 24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미숙(48)씨를 만났다. 김미숙씨는 남편 최판규(51)씨와 함께 7년 전부터 마을 안 198㎡(60여평) 면적에 창고 2동을 짓고 쌀을 직접 도정해 직거래 판매를 하고 있다.
 
김씨는 "친환경 농법으로 직접 재배해서 수확한 벼, 보리 등의 잡곡들을 정미기, 도정기, 곡물건조기를 이용해 대도시 등에 직거래판매하고 있다"며 "연 평균 20㎏ 3천여 포대의 수양쌀을 생산해 인터넷과 직거래를 통해 판매하여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마을주민 10여농가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한 잡곡들도 필요에 따라 도정작업을 해주고 있다"며 "마을주민 서로가 돕고 잘 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에 대해 김씨는"요즘 농촌에서 40~50대 젊은층이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 마을은 예외이다"며 "40~50대 주민들이 모여들어 서로 돕고 의지하며 마을의 발전과 희망을 위해 열심히 땀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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