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윤군수 "강진의 시대온다"
인터뷰-윤군수 "강진의 시대온다"
  • 주희춘
  • 승인 2001.07.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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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장은 후손들 위해 반대…터미널 이전 새로운 방법으로 실행'
사각모양의 책상과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원탁책상에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전체적으로 둥근체형을 가지고 있는 윤군수는 집무실의 원탁의자에 어울린다는 느낌을 준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윤군수는 집무실의 분위기에 상당히 적응해 있었다. 이는 줄곳 농협생활을 했던 윤군수가 이제 행정에 익숙해져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도 무방할 듯 싶다. 윤군수는 약 1시간동안 진행된 인터뷰시간 동안 상당한 달변을 구사했고 껄끄러운 질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뷰 시간에 맞춰 집무실을 찾았을 때 윤군수는 보리수매장을 다녀온 길이었다. 복장이 잠바차림이라 취재진이 사진촬영을 위해 정장차림을 요청하자 청사뒷편에 있는 관사에서 감색계통의 양복에 비슷한 색상의 넥타차림을 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는 사전 질문지 사전 배포없이 1시간동안 진행됐다.

-양복은 몇벌이나 되십니까. 넥타이는 몇 개나 되시는지요.

▲동복두벌과 춘추복이 두어벌있습니다. 넥타이는 여러개됩니다. 지금입은 것이 최근에 산것이지요.

-넥타이는 누가 골라주십니까, 아니면 직접 고르십니까.

▲(메고 있는 넥타이를 내려다보며)직접 고르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직접골라 사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그럴 기회가 적습니다.

-핵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동안 지역이 핵 때문에 여러가지 소란스러웠습니다. 군수님께서는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에 대한 반대입장을 비교적 빨리 표명하셨는데 마음속으로 언제쯤에 그같은 결정을 하셨습니까.

▲미리부터 생각한 것은 아니었고 핵문제가 지역에서 거론되면서 강진여건에 맞지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강진으로서는 받아들이는 것이 좋으나 그것은 잠시일 뿐인것이고 자손만대를 생각할 때 철저하게 막아야 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누구와 상의는 하셨읍니까.

▲누구와 특별히 상의한 것은 없습니다. 사실은 일찍부터 군의장님께 유치해서는 않된다는 생각을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의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의회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습니다. 의원들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입장정리를 하고 단계적으로 이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시더군요. 그래서 저 먼저 했던것입니다.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를 추진했던 사람들은 섭섭했을 것입니다.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겪은 갈등은 없었습니까.

▲그런 갈등은 없었고 다만 찬성하는 쪽에도 개별적으로 만나면 유치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유치하는 것이 나쁜뜻은 아니겠지만 유치한 것이 바람직한 것은 못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분들도 내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드렸습니다.

-군정과 관련된 질문입니다. 임기 3년을 채우셨는데 그동안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여러가지 일을 시작한 것 같은데 되는일은 없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 질문에 윤군수는 자신감을 내보였다)지금 당장 나타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성과는 있었습니다. 군민의식개혁을 위해 자치강좌등을 꾸준히 열어왔습니다. 또 내가 현안사업으로 내걸었던 터미널이전문제,쓰레기처리장문제,5일시장문제, 강진만복원문제중 두가지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터미널이전문제는 업자의 강한반발로 오늘날까지 추진을 못했으나 적어도 옮겨야 된다는 군민들의 공감대여론은 형성이 됐다고 봅니다. 개선명령은 철회됐으나 새로운 방법으로 조만간 반드시 실행될 것입니다.(윤군수는 새로운 방법을 강조했다)

-새로운 방법이란 무엇입니까. 궁금합니다.

▲그건 아직 밝힐수가 없는데...(웃음). 어디까지나 업자를 설득시키겠다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근에 터미널 사장님을 만나셨죠. 무슨말이 오갔습니다. 오랫동안 감정이 대립된 상태인데 두분이 마음을 열고 대화는 하셨는지요.

―우선 그분은 개선명령철회에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고 나는 터미널 이전문제로 소송까지 하게되고 시간이 장기화되고 하니 당신이나 나나 똑같이 득이 없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협의해서 잘나가자고 말했습니다. 군내버스차고지와 정류장 이전 문제는 강진신문에서도 반대쪽으로 가져간 것을 지적했는데 내가 그것을 생각못한 것은 아니지만 시외버스는 바깥손님들을 실어나르는 것이고 군내버스는 되도록 읍내 깊이까지 들어와 주면 좋습니다.

-시외버스와 군내버스의 역할을 구분시킨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버스업자가 터미널을 진작 가지고 나갔으면 군내버스업자도 이렇게 따로 나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장차 터미널이 나가면 군내버스도 설득해서 같이 터미널이 옮겨간 곳으로 가도록 할 예정입니다.

-군내버스 정류장을 나중에 터미널이 옮겨가면 다시 옮기게한다는 것입니까.

▲지금은 군내버스정류장이 먼저 빠져나가야 합니다. 우선 군내버스 정류장이 옮겨가면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있고 거리에 노점상을 정리하는 수단도 될것입니다. 장날이면 주민들이 터미널에서 시장까지 전부 걸어가기 때문에 거리에 노점상이 많습니다. 군내버스가 시장쪽으로 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군내버스정류장용도로 사놓은 땅이 그때쯤이면 가격이 오를것이기 때문에 터미널이 옮겨가면 군내버스가 따라가도록 군내버스사업자를 설득하는일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이번 개선명령철회가 그동안 군수와 강진의 경제적기득권층사이에 벌어졌던 힘겨루기에서 군수가 양보를 했거나 백기를 든것아니냐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고개를 흔들며)전혀 사실과 다른 애기입니다. 지금 터미널문제를 소송으로 끌고가고대법원까지 가게되면 솔직히 군이 휘말려들어가는 결과밖에 되지 않습니다. 행정명령을 철회하지 않고서는 옮길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소송계류중에는 이전문제를 협상할 수가 없습니다. 군이 소송에 휘말려들어가지 않기위해 철회 한것인데 백기는 무슨 백기입니까(웃음). 이제 앞으로 두고보면 알 것입니다. 아하 여기에 계산이 있었구나하고 알게 될 것입니다.

또 선거가 가까워져서 유권자들 눈치보느라 그런것은 더 더욱 아닙니다. 내가 처음부터 차기를 내다보고 일했다면 터미널문제를 거론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화제를 다른곳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쓰레기봉투가 시중에 몇가지나 판매되고 있는지 아십니까

▲(잠시 생각하다) 3가지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웃음).<쓰레기 봉지는 4가지가 판매되고 있다>

-관사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관사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만 따로 내보내고 안에 소각장에서 거의 소각합니다.

-양이 어느정도 됩니까.

▲양은...집에 쓰레기는 거의 내가 치우니까...

-쓰레기매립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쓰레기처리방법의 추세는 매립장에서 소각장으로 전환되는 추세입니다. 완전소각이 아니라 일부는 퇴비하고 일부는 소각시키는 방향으로 검토를 하고있습니다. 독일에서 개발한 방법인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시설한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가능하면 연내에 독일을 가서 시설을 견학하고 도입해 보려고 합니다.

-지방자치제가 부작용이 많다고들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권한이 너무 집중돼있다고 많은 사람이 지적합니다. 그중의 하나가 군수에게 집중된 인사권 문제인데 공직자들이 이때문에 할말을 못하고 있고 한번 밉보인 사람은 끝까지 밉보이는 악습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말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자제가 된 이후로 단체장들이 소신 것 일할 수 있고 인사문제도 외부간섭을 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군수가 실무를 모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군에 대한 기본적인 밑그림과 함께 그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 군수의 일입니다. 인사문제도 그렇습니다. 과장급이상에 해당하는 중요한 인사는 군수가 자기 주관을 세우고 조언을 받아 실행을 해야겠지만 실과장을 제외한 그 이하의 직원들은 실무자들이 계획해가지고 올리면 설명을 들어보고 내 판단을 넣어 조정하고 있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간섭하는 인사는 지난 3년간 한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인사청탁을 받아보신적이 있습니까

▲전혀없는 것은 아닌데 이해시키고 있습니다(웃음). 내가 섭섭하다는 말을 듣는 이유중의 하나가 선거때 애를 써 도와줬는데 도와주나마나 똑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사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직원들 인사를 공평하게 해줘야 사기진작이 되어 군정이 발전하는 것이지 그것이 흔들릴 때 군정은 걷잡을 수 없습니다. 그 책임을 누가져야 합니까. 내가 열심히 일하는게 선거때 도와줬던 사람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상황에 대한 화제로 돌려볼까 합니다. 갑작스러운 일은 아닙니다마는 요즘 지역에는 지역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지않습니다. 조그만 구멍가게라도 하는 사람은 강진에 미래가1 없다고들 합니다. 군수님은 강진의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젊은 사람일수록 지금 절망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강진은 희망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지금은 환경시대로 가고있습니다. 강진은 지금까지 개발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환경을 보호할수 있었고 문화유산을 보존할수 있었습니다. 이를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갈수록 많이 모이고 있습니다. 단계적으로 서남해안지역에서 강진이 크게 빛을 발할 그런 시대가 멀지않아 온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게 언제쯤입니까. 주민들의 손에 구체적으로 잡힐 수 있게 말씀해 주십시오.

▲정확히는 몰라도 10년안에 그 희망은 실현되기 시작 할 것입니다.

-그안에는 꾹 참고 기다려야 됩니까

▲함께 노력을 해야지 참고만 있을게 아니라(웃음)

-요즘 선거얘기가 자주나옵니다. 구체적으로 활동에 들어간 사람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우선 군수님의 차기 출마여부를 궁금해 합니다.

▲임기가 일년이 남았지만 소신껏 열심히 한번 하고나서 주민들의 평가를 받아보고 싶습니다.

-공천을 받으셔야 겠죠

▲당연합니다.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생각하십니까.

▲그런것은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나는 당의 공천을 받아 군수에 당선됐고 현재도 당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내가 내능력을 다해 군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당에 대해서도 내 힘이 닿는데까지는 적극 협력하고 당동지들과 행동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당을 떠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생각도 않해봤고 그럴수도 가능성도 없습니다.

-재임중에 지구당위원장이 바뀌었는데 난처한 적은 없었습니까.

▲난처한것보다는 내가 태도를 확실히 했습니다. 현직군수로서 현직지역구를 맞고 있는 국회의원과 적극적으로 유대를 해야 지역발전을 위해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해서 김영진의원과 인간적으로 등돌리는 그런 배신행위는 못하는 사람입니다. 옛날 김 식장관도 강진오시면 제가 찾아 뵙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위원장 교체 과정에서 불편한 것은 없었습니다. 현 위원장도 소탈하고 성격이 좋아서 속된말로 가시가 없습니다. 위원장이 막 바꿨을 때 구룡이네 십룡이네 난리쳤어도 나는 군수로서 내 할 일만 조용히 했습니다(웃음) <구룡(九龍)이란 지난해 4월 위원장 교체당시 차기 군수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던 사람들의 숫자다>

-구룡중에 가장 부담스러운 용은 누구입니까.

▲구룡중에 내가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 뜻이 있다면 같이 한번 대결해 봐야지 나 혼자만 기어이 해야겠다고 상대를 미워하면 부당하지 않겠습니까.



-역대 군수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누구입니까. 이유도 있을텐대요.

▲나는 강진을 거쳐간 정채균 군수님을 존경합니다. 내가 가까이서 모셔보지 않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들은 것입니다마는 그분은 청렴결백하시고 ,행정가로서 겸손하고 조용했던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인생사가 자기PR시대이고 군수란 직책이 선거로 당선되기 때문에 정치를 전혀 멀리할 수는 없지만은 조용한 행정가로서의 군수의 모습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군수는 행정관이지 정치가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갖가지 루머들이 돌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군수님에 관한 말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대방을 비방하고 음해하는 것은 지역을 위해 없어져야할 일인데.... 나에대한 말들은 내가 덕이 부족해서 그런 것 아니냐 자책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군수 취임후 권위주의적인 것을 없애기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했습니다. 또 내가 술을 좋아하니까 업무가 끝나면 직원이나 주민들과 술한잔씩하면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는 경우가 있는데 여러가지 시각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퇴근후에 군수아닌 자연인으로 비춰질 수 있도록 같이 어울리고 하는 것인데 군수가 누구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애기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월이 가면 이런저런 오해들이 많이 풀리리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지역민과 출향인들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십시오.

▲어느때 보다 국가경제나 세계경제가 어렵습니다. 여기에 강진이 예외일수는 없습니다. 우리 주민들이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야할 일들이 많습니다. 출향인들께서도 고향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주민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마음을 합해주시도록 호소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랜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99년 취임 1주년에 이어 2년만에 가진 인터뷰에서 윤군수는 예전과 다른 모습들을 여러가지 보였다.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은 여러가지 사안에 대해 나름대로 대응논리를 세우고 있고 답보상태에 있는 현안사업에 대해 정면돌파할 의지를 뚜렷히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윤군수가 지역주민들의 성향과 반대급부들의 영향력, 어떤사안에 대해 종종 일어나는 주민들의 집단반발이 지역내에서 갖는 시간적 지속력등을 나름대로 간파했다는 분석을 하게한다. 윤군수의 이같은 변화가 또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될지 아니면 새로운 결과를 창출하게될지 시간이 조금 흘러봐야 알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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