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장애인 김승씨 컴퓨터 선물받았다"
<속보>"장애인 김승씨 컴퓨터 선물받았다"
  • 김철
  • 승인 2003.03.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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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치과 정종선원장 기증

<속보>손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장애인 김승(22·강진읍 남포리)씨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지난 19일 김씨의 방에는 낡은 TV옆으로 프린터와 함께 컴퓨터 한대가 새롭게 들어와 한식구가 됐다. 새로 놓인 컴퓨터는 중앙치과 정종선(45)원장이 김씨의 딱한 사연을 듣고 집에서 사용하고 있던 컴퓨터를 전달한 것.

컴퓨터가 들어오던 날 김씨의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2평정도의 방안은 김씨와 친할머니 주숙이(84)씨가 살기에도 좁은 방이였지만 김씨는 TV옆 서랍장위에 자리를 치우고 컴퓨터가 놓일 위치를 설명했다. 서랍장은 키보드와 프린터를 놓아둘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비좁은 공간이지만 어느새 김씨는 새로 설치된 컴퓨터앞에 앉아 자리를 떠날줄을 몰랐다.

컴퓨터 설치가 끝나고 사용법을 말해주자 김씨는 연신 TV에 손가락을 가르쳤다. 김씨는 아픈 몸과 집안 형편 때문에 정규적인 학교수업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 그동안 TV를 보면서 컴퓨터를 익혀왔다.

자판연습 프로그램에 특히 관심을 보이던 김씨는 모니터에 나오는 글자를 가누기 힘든 왼손으로 하나씩눌러보았다. 김씨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마우스를 움직이기 위해 온몸을 쓰면 얼굴이 찡그려지고 얼굴에는 땀이 흘러내렸지만 모니터에 다른 모습이 나타날때마다 이내 얼굴빛은 밝게 변해갔다.

그동안 김씨는 10여년을 넘긴 낡은 TV가 생활의 전부였다. 여기에 한글을 배우고 위해 이웃주민들이 만들어준 색표지 글자판이 유일한 자신만의 수업이였다. 새로 놓인 컴퓨터에 바싹 다가앉아 몰두하고 있던 김씨는 열심히 컴퓨터를 공부하라는 당부에 왼손을 다시 한번 주먹쥐어 보였다.

컴퓨터 전달식을 하자는 요청을 끝내 고사한 정원장은 “김승씨가 컴퓨터를 가까이 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며 “컴퓨터 다루는 실력이 늘어나면 더 좋은 컴퓨터를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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