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참사, 우리내부의 위험성 찾는 계기로
대구참사, 우리내부의 위험성 찾는 계기로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3.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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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 끓어오르는 분노를 막을 길이 없다.
지난 18일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범죄에 국민의 생명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음을 생생히 보여준 충격적인 비극이다. 요즘은 인테넷이 발달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사고도 마치 옆집에서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강진은 지하철이 없는 곳이지만 한편으로 강진역시 대형사고에 노출된 것이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우려가 엄습한다.  

이번 사고로 100여명이 넘는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참사 현장을 지켜본 국민들은 자신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악몽에 경악하고 있다.
이번 참사는 신병을 비관한 한 개인의 돌발적인 방화에 책임을 돌리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크고 또한 치명적이었다. 정확한 사고 조사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에도 과거의 대규모 사망 참사와 마찬가지로 고질적인 안전불감증과 인재가 겹쳐져 사고 규모가 대형화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장에서 구출된 부상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화재발생 직후 승객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어떠한 유도 행위도 없었다고 한다. 사망 승객들은 도움의 손길은 커녕 단전조치로 전동차에 갇힌채 아비규환의 고통을 겪다가 숨을 거둔 것이다.
이뿐 아니라 대구지하철공사는 화재가 발생한 하행선 전동차가 정차해 있는 중앙로역에 상행선 열차를 아무런 통제없이 진입시켜 인명피해를 확대시켰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전동차 내부가 화재 발생시 유독가스를 내뿜는 재질로 뒤덮여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중앙로역 지상 일대가 사고현장에서 치솟은 유독가스로 장시간 뒤덮일 정도로, 전동차 내부 좌석은 물론 각종 광고판 등이 완전히 연소된 상태였다. 전동차 안전규정상 이같은 완전연소가 가능한 것인지 궁금하다.

오늘날 우리는 현실에 불만을 품거나 정신적 장애를 겪는 사회 부적응자에 의해 시민의 안전이 항상 위협을 받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특히 관계기관은 2001년 발생한 9.11 미테러 사건 이후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돌발적인 범죄와 의도적인 테러에 대비한다며 법석을 피운바 있다. 그렇지만 결과는 국민의 생명과 공공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는 국가의 재난대비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개인이 저지른 단순 방화의 결과가 이 정도라면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테러의 결과는 상상하기 조차 끔찍하다. 정부는 우선 사상자 구호에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국민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참사를 빚어낸 근본 원인을 철저히 가려내야 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강진의 다중시설들도 갑작스런 위험에 대처하는 능력을 한 단계 끌어 올려야 한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고층아파트, 목욕탕, 기타 공공건물등이 그 대상이다. 사고는 예고없이 찾아온다.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은 당황하게 되고 간단한 대처방법만 구사해도 목숨을 건질 수 있는 상황이 많다. 이번 참사는 멀리 경상도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우리 강진도 언제나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보이지 않은 곳에서 준비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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