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암면 송학마을 전병환씨
도암면 송학마을 전병환씨
  • 조기영
  • 승인 200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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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뒤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외양간에 볏짚을 깔고 있던 전병환(74)씨를 만났다. 해남 옥천이 고향이라는 전씨는 “50여년전 송학마을로 이사를 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며 “마을주민들이 정이 많고 잘 대해줘 지금은 고향이나 진배없다”고 말했다.

전씨는 “송학마을은 바다가 인접해 있어 해산물이 풍부해 젊었을 때는 바닷일을 많이 했다”며 “2년전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가 다쳐 이제는 농사만 짓기도 힘이 부치다”고 덧붙였다.

현재 15마지기 농사를 짓고 있는 전씨는 “지난해 60석 정도 수확해 자식들에게 몇석씩 보내고 농사자금 갚느라고 남는 것이 별로 없다”며 “집사람이 관절수술을 받아 농사일 하기가 힘들어 농번기철에는 사람을 사서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자식들이 강진읍과 도암에서 살고 있어 농번기철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번 설에도 온가족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밝게 웃었다.

소일거리 삼아 소 5마리를 키운다는 전씨는 “한달에 약값으로 3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며 “송아지 낳으면 3~4개월 정도 키워 약값과 용돈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하루에 3번정도 볏짚을 새로 깔아 소들이 깨끗하게 지낼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짐승들도 새끼 잘 나고 잘 자라주면 무얼 더 바라겠냐”고 덧붙였다.

전씨는 “어려운 일이 생기면 마을 주민들이 제일처럼 나서서 도와준다”며 “송학마을에 와서 살고 싶어도 빈집이 없어 이사오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마을자랑을 했다.

올해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망에 대해 전씨는 “두 내외 몸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고 올해 농사도 잘 이루어졌으면 한다”며 “자식들도 건강하게 하는일 잘 이루어졌으면 더욱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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