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찾아 역귀성하는 전두효씨
자식찾아 역귀성하는 전두효씨
  • 김철
  • 승인 2003.0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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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고생하는것보다 내가 가는게 낫제"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매년 설날에 서울에 있는 자식들을 찾아 역귀성을 떠나는 전두효(83·강진읍 학명리)씨.

설날을 앞둔 전씨는 서울에서 생활하는 아들들과 손주들을 만날생각으로 마음이 들떠있다. 5일정도의 일정으로 자식들과 매달 용돈을 보내주는 손주 정우현(28)씨를 생각하면 가방을 싸는 손길이 더욱 바빠진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재미도 있고 떳떳하기고 하다.

 예전에 영산포역을 이용했던 전씨는 기차타는 장소가 나주역으로 이동하면서 나주역에서 내려 새마을호 열차에 몸을 실는다. 영등포역에 도착하면 큰아들과 손자들이 전씨를 마중나와서 반갑게 맞는다. 전씨가 역귀성을 시작한 것은 3년전부터.

남편과 사별한 후 자식들이 매년 명절때마다 교통지옥을 감수하며 고향을 찾는 것이 안쓰러워 성묘를 하는 추석에는 고향을 찾고 설날은 전씨가 역귀성을 하게된 것이다.

역귀성에 앞서 전씨는 논에서 경작료로 받은 쌀은 자식들에게 2~3가마씩을 정성스럽게 보냈다. 여기에 설날에 먹을 5되의 떡국과 2홉들이 병에 나눠 담아논 참기름도 택배회사를 통해 자식들에게 나눠졌다.

전씨는 사위가 준비한 비행기표로 목포를 경유해 항공편을 이용할 예정이였지만 기상악화로 4시간이 걸리는 기차편을 올해도 이용할 것이다.

전씨는 “날씨도 추워 자식들이 여럿이 먼곳까지 찾아서 고생할 필요없다”며 “서로 번갈아 가면서 얼굴을 보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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